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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운송업계 ESG 경영 선도하는 '카짱' 최영진 대표 "습관을 바꾸는 것이 혁신의 시작"

항공화물 무서류·원스톱 출고 서비스 개발...QR코드 최초 도입
최 대표 "스마트 물류 도입으로 사람이 행복한 세상 만들 것"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 번거롭고 복잡했던 삶은 간소화됐고, 사람들의 생활은 더욱 풍요로워졌다. 하지만 기술 발전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면서,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이 점점 강조되고 있다. 이에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의 앞 글자를 딴 ESG 경영이 기업의 중요한 의제로 다뤄지고 있다. 33년 동안 근무했던 세관에서 명예퇴직한 이후 운송업계의 ESG 바람을 이끌어 가고 있는 최영진 카짱 대표를 만났다.

 

"K-물류 이끄는 무서류·원스톱 플랫폼"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함께 카짱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소개한다면.

- 카짱 대표 최영진이다. 세무대학을 졸업하고 지난 33년간 세관에서 근무했다. 당시 힘들어하는 기사님들을 보고 누군가는 그들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물류 시스템은 도태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국가 차원에서 나서서 시스템을 개발했으면 정말 좋았겠지만(웃음), 그럴 수 없더라도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생각해 직접 카짱을 개발하게 됐다.

 

Q. 카짱이 개발한 시스템에 대해 설명한다면.
- 한마디로 기존에 종이로 제출하던 서류를 디지털로 전환해 QR코드만 리딩하면 물건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이다.


대한민국은 IT 강국임에도 종이 서류 제출과 수작업 검증으로 인해 물류가 지체되고 있다. 7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물류업체 간 과당경쟁과 디지털 전환에 따른 고객의 영업자료 유출을 우려해 구태를 답습하고 있는 게 우리나라 물류의 현실이다.

 

수입 화물이 입항하면 보세창고와 포워더·운송사·수입화주 간 서류와 화물의 이동이 발생한다. 현재 이 과정의 상당 부분이 서면·이메일 또는 팩스로 처리되고 있어 정보 누락이나 오류가 발생하고 화물의 위치 추적도 어렵다. 화물 출고를 위해 수입자가 은행에서 발급받은 선취증 원본과 수입면장 등을 포워더, 운송사, 차주를 거쳐 항공사에 제출하는데 5시간 이상이 소요되고 있으며, 창고료는 현금으로만 수납하고 있어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카짱은 출고업무를 디지털로 전환해 업무처리 시간을 단축하고, 종이 서류는 EDI로 전송하고 현금으로 납부하는 창고료는 가상계좌를 통해 실시간 정산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운송사에서 기사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전송한 QR코드를 차주가 항공사 출고장에서 리딩하면 세관의 반출 신고업무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원스톱 출고시스템도 개발했다.

 

뿐만 아니라 도착지에서 종이 서류를 요구하면 인수증 전달을 위해 또다시 빈 차로 운행하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서 QR코드만 리딩하면 관세청에 도착보고까지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모바일 반·출입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이러한 카짱의 원스톱 출고시스템은 출고서류 디지털 전환으로 처리시간을 5시간에서 30분으로 단축하고, 상차대기 차량의 공회전 감소로 유해물질을 저감하는 효과가 있다. 또 종이 서류의 디지털 전환으로 업무비용 및 출고업무 처리비용을 절감했으며, 창고료 수납 방식을 가상계좌로 처리할 수 있도록 개선해 수납 시간을 대폭 줄였다.

 

카짱의 원스톱 출고시스템을 우리나라의 수출·수입화물로 확대할 경우 종이 서류 출력 비용, FAX 전송 비용 등 약 3000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있다는 인하대학교의 연구 결과도 있다.

 

아울러 모바일 반·출입 시스템으로 처리되는 전자인수증을 통해 화물차주의 빈 차 운행을 없애는 등 탄소를 줄여 국가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하고 ESG 경영과 사회적 책임 실천에 앞장서고 있다. 

 

 

"습관을 바꿀 때, 혁신은 시작된다."

 

Q. '카짱'이라는 이름이 인상 깊다. 어떤 뜻인가.
'카(car)의 짱이 되자!'는 단순한 의미이면서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게 네이밍했다. '물류 업계의 최고가 되고 싶다'는 포부도 담았다.

 

Q. 운영하면서 있었던 애로사항과 극복 방법은.
- 가장 큰 애로사항은 개발 과정에서 협업을 요청하는 것이었다. 관세청에서 항공사에 제공하는 데이터 중에 결제 방법 데이터가 누락돼 이를 추가해 달라고 요청하고 데이터를 받기까지 2년 정도가 소요됐고, 그러면서 개발이 많이 지연됐다.

 

출시 이후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사용해 본 이용자들은 "카짱 없이는 힘들 것 같다"는 말을 자주 하지만, 이용해보지 않은 이들은 새로운 시스템에 적응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한다. 사실 한 번의 습관을 바꾸면 지속적인 편리함과 효율성으로 인해 많은 도움이 될 텐데, 그 습관을 바꾸는 게 가장 힘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원스톱 출고시스템과 모바일 반출입시스템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운송기사들 입장에서 다가가기 쉽도록 설명도 잘했다. 그 결과 현재 수백 명의 기사들이 공항에서 카짱을 통해 물류를 운송하고 있다. 

 

Q. 무료로 이용하도록 하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 카짱을 개발 후 3년 동안 매출이 없었다. 반면 한 달 운영비만 6500만 원 이상이 들어가 힘든 시기를 보냈다. 카짱이 도입되면 경제적 가치는 물론 더 나아가 환경적인 관점에서도 효율성이 높아질 텐데 너무 안타까웠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 기업이 발전하려면 국가 차원의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카짱의 경우 다행히 산업통상자원부의 도움을 받아 운영을 할 수 있었다.

 

Q. 인상 깊었던 사용자를 소개해 달라.
- 어떤 기사님이 주말에 100건이 넘는 물류를 배송하시면서 카짱을 이용하셨는데, 그때 물류 배송 절차가 너무 쉽고 빠르게 진행돼 일하기 너무 편하다고 하시면서 좋아하셨다. 그 덕분에 카짱의 이미지가 좋아지게 됐던 것이 생각난다. 

 

Q. 앞으로 카짱의 목표는.
- 스마트 물류 도입으로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한국관세무역개발원과 협업해 운영 중인데, 연계를 다른 항공사로 넓혀 우리나라의 모든 수출입 물류에 카짱이 도입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나라 관세청 통관프로그램이 구축된 다른 나라에도 카짱의 플랫폼을 수출하고 싶다. 우리의 목표가 실현되면 K-물류 또한 한층 발전될 것으로 기대한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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