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 연수구가 옛 송도역 복원사업의 핵심인 증기기관차 전시를 모형으로 추진하고 있다.
연수구는 옛 송도역 복원사업에 필요한 수인선 협궤열차 3량 중 1량인 증기기관차를 모형으로 재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당초 구는 1937년 수인선 개통과 함께 달린 협궤 전용 증기기관차 1량과 1964년부터 도입된 디젤동차 2량을 복원해 옛 송도역과 함께 전시할 계획이었다.
이 가운데 경유를 연료로 사용해 움직였던 디젤동차 2량은 지난 2019년 충북 진천에 있는 목인박물관으로부터 기증받았다. 현재는 경기도 화성 보존처리장에 임시보관해둔 상태다.
반면 증기기관차는 강원도 용평리조트에서 전시하고 있던 것을 기증이나 매입하는 방식으로 검토했다.
증기기관차는 현재 전국에 6대 남았는데, 이중 5대는 박물관 등에 전시돼 유일하게 민간이 소유하한 증기기관차를 가져오려고 했던 것이다.
이를 위해 올해 1월 이재호 구청장이 직접 용평리조트를 방문해 증기기관차의 상태를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용평리조트에서 구의 제안을 거절했다. 이미 회원들을 위한 홍보 및 관광 목적으로 증기기관차를 복원해 전시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전 및 복원 비용도 문제였다. 구는 용평리조트에서 증기기관차를 이전해 복원할 경우 15억 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했다.
결국 용평리조트의 거절과 이전 및 복원 비용 문제로 당초 계획은 최종 무산됐다. 이후 구는 여러 방안을 검토한 끝에 증기기관차 모형 재연으로 방향을 틀었다.
옛 송도역 인근에 여전히 남아있는 철제 급수탑과 매장 가능성이 있는 전차대 복원이 결정돼 당시 이들을 이용해 달린 증기기관차 전시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구 관계자는 “비록 증기기관차 이전은 무산됐지만 모형으로라도 재연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급수탑과 전차대의 복원이 결정된 상황에서 증기기관차도 전시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옛 송도역은 일제강점기인 1937년 약탈을 목적으로 문을 연 뒤 1995년 경제성 등의 이유로 수인선 운행이 중단되며 문을 닫았다. 옛 건물이 옥련동 302번지에 남았는데, 수인선 역사 중 유일하게 철거되지 않아 구에서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