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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소] 주민들이 지켜온 백제의 역사…인천 연수구 ‘백제우물터’

우물터 기원 비류백제…성 밖 백성들 사용 우물로 추정
청학동 주민들 통해 전해져…98년 학자‧주민들 노력에 구 보호 시작
현재 원래 모습 잃고 관리 제대로 안 돼…“7월 공공근로자 관리 예정”

 

12. 주민들이 지켜온 백제의 역사…인천 연수구 ‘백제우물터’

 

백제 문화의 중심지라 불리는 인천 연수구 청학동 비류마을. 480여 가구가 모여 사는 이 마을에는 오랫동안 주민들이 지켜온 백제우물터가 있다.

 

백제우물터의 기원은 비류가 세운 비류백제로 알려졌다. 비류가 문학산 주변을 근거지로 나라를 세울 때 산 정상‧중턱‧아래에 1개씩 우물을 팠다고 한다.

 

이후 만들어진 문학산성 안에 정상‧중턱 우물이 들어가 아래 우물은 성 밖 백성들이 사용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정상에 판 우물은 일제 해방 후 미군이 미군기지를 만들며 없앴고, 중턱에 판 우물은 문학터널 공사로 사라져 현재는 백성들이 사용했다고 알려진 백제우물터만 남아있다.

 

이와 상관없이 우물이 깊다는 의미인 ‘백자’가 ‘백제’로 전승된 것이라는 추측도 있다.

 

백제우물 이야기는 청학동 주민들의 입을 통해 오랜 시간 전해 내려왔다. 청학동에 터를 잡고 살아온 집안마다 끊임없이 이 이야기가 대물림된 것이다.

 

주민들이 백제우물터를 얼마나 소중히 여겼는지는 1998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알 수 있다.

 

당시 청학동은 토지구획정리사업이 진행 중이었는데, 백제우물터가 도로 계획에 포함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연수구 역사학자들과 주민들은 백제우물터를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학자들은 백제우물터 일대를 다니며 조사를 시작했고, 주민들이 이를 도왔다. 그 결과 우물 주변에서 선사시대와 삼국시대 토기, 도자기 조각, 돌화살촉, 돌그물추 등을 발견했다.

 

결국 구는 백제우물터를 도로 계획에서 제외시키고 보호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우물터의 모습은 2018년에 구가 백제사신길을 조성하며 새롭게 만들었다. 구는 백제사신길 관광코스에 우물터를 포함해 공원처럼 조성했다.

 

이때 지름 2m 정도의 강돌로 쌓은 큰 웅덩이 모양의 우물을 고증과 다르게 바꿨고 보호각도 새로 세웠다.

 

이로 인해 백제우물이 가진 역사성이 사라졌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90년대 말 학자들이 조사를 마치고 주민들과 세운 표지석도 담장 밖으로 밀려나 찾기 힘들다.

 

설상가상 무성하게 자란 풀들은 관리조차 되지 않은 모습이다. 우물터는 구가 상하반기마다 뽑는 공공근로자가 관리한다.

 

구 관계자는 “상반기 근로자는 보통 할 일이 많이 없는 겨울에 일해 이번에 뽑지 않았다”며 “7월에 하반기 공공근로자를 뽑아 관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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