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부권 소각장 예비후보지의 영종 몰빵 논란(경기신문 2023년 7월 20일 1면)과 관련해 입지선정위원회의 중구 주민위원 2명이 사퇴하는 초강수를 뒀다.
입지선정위의 법적 구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도록 한 셈인데, 인천시는 공무원 위원을 추가로 빼 입지선정위를 정상 가동하겠다고 나서 민·관 갈등이 본격화될 예정이다.
서부권 소각장 입지선정위의 중구지역 주민위원 2명은 입지선정위원에서 공식 사퇴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7차 입지선정위에서 다수결로 영종지역에 5개 예비후보지를 정한 것은 전문성이 결여된 부실 졸속 선정”이라며 “중구 주민위원 2명은 불공정 선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더 이상 입지선정위의 정상적 운영을 기대할 수 없어 사퇴한다”고 사유를 밝혔다.
지난 2021년 11월 구성된 서부권 소각장 입지선정위는 주민 5명(중구·동구 각 2명, 미추홀구 1명), 전문가 5명, 공무원 4명, 인천시의원 4명 등 모두 18명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입지선정위는 위원장 1명을 포함해 11명 이상 21명 이내로 하며, '공무원이 아닌 사람을 과반수'로 구성해야 한다.
여기서 시의원은 공무원 범주에 넣고, 전문가는 주민 측에 분류한다.
즉, 공무원이 아닌 사람은 10명(주민·전문가 각 5명)으로, 전체 18명 중 과반을 차지했지만 이날 중구 주민위원 2명의 사퇴로 8명이 되면서 입지선정위의 구성 요건을 성립하지 않게 됐다.
인천시는 새로운 주민위원 추천을 중구에 요청하는 동시에 필요 시 공무원 위원을 줄여 주민위원의 과반수를 맞추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김정헌 중구청장도 영종지역 소각장 예비후보지 선정에 반대 입장을 표명한 만큼 중구 추천으로 다른 주민위원이 들어올 일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오는 26일 예정된 입지선정위원회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라며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간담회 형식으로 회의를 진행하겠다. 주민 과반수를 맞추기 위해 공무원 위원이 사퇴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김요한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정책위원장은 “중구 주민위원 사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될 입지선정위 의결은 모두 무효”라며 “예비후보지 5곳 중 공식 후보지 3곳을 정하는 입지선정위 의결권도 상실된다. 인천시가 공무원 위원을 빼는 ‘꼼수’를 쓴다면 주민과 소통할 마음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조경욱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