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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문소] 마을의 평안과 안녕 비는 인천 서구 ‘검암동·안동포 당제’

검암동 당제, 상수리나무에서 10월 초 진행…발길 줄면서 간소화
안동포 당제, 1992년 소멸…신목(神木) 향나무·소나무만 남아

 

14. 마을의 평안과 안녕 비는 인천 서구 ‘검암동·안동포 당제’

 

당제는 마을의 평안과 안녕, 풍년과 풍어 등을 위해 마을 사람들이 공동으로 지내는 제사다. 


논밭과 포구가 사라지고 도시로 개발되면서 없어진 당제도 많지만 여전히 이어지는 것도 있다.

 

이 중 하나가 인천 서구 검암동 당제다.

 

검암동 당제는 350~400년 전부터 열린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부터는 서구문화원에서 맡아 열고 있다.

 

농사가 끝나는 10월 중 추수에 대한 감사와 마을의 평안을 빌기 위해 상동, 중동, 하동 마을 사람들이 검암동 상수리나무에 모여 제를 올렸다.

 

마을별로 1명씩 뽑힌 제관 3명이 제사를 진행했으며, 집사 3명이 그들을 도왔다. 제관과 집사들은 마을 원로회의에서 정하고 제관들은 연장자, 집사는 30~40대 장년층이 맡았다.

 

제관은 초헌관과 아헌관, 종헌관으로 나뉘는데 초헌관이 가장 나이가 많았으며 술도 나이 순서대로 올렸다. 


지금은 검암1지구, 검암2지구, 하동마을에서 제관과 집사를 뽑는다. 

 

과거와 똑같이 지역의 가장 연장자가 제관을 맡고, 집사는 통장 등 마을 주민이 한다. 축문은 서구문화원장이 읽는다. 

 

당제는 평안과 안녕을 비는 제사뿐만 아니라 마을 주민의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행사이기도 했다.

 

다만 최근에는 이를 찾는 주민들의 발길이 줄면서 간소화되고 있다.


과거 검암동 당제는 오후 10시에 진행했다. 신이 밤에 주로 활동한다고 믿어서였다.

 

당제가 열리는 10월 밤 날씨가 쌀쌀해 추위를 피하는 천막 등을 설치했다. 찾는 사람이 줄자 이 과정이 번거롭다는 의견이 많았고 오후 5시로 바꿨다.

 

준비하는 음식의 양도 줄었다.

 

과거에는 상동, 중동, 하동 집집마다 쌀을 걷어서 떡을 했다. 마을 한 곳마다 한 시루씩 만들어 제사를 마친 후 나눠 먹었지만 요즘은 세 곳을 합쳐 한 시루만 한다.

 


이제는 사라져 기록으로만 남은 당제도 있다.

 

인천 서구 왕길동 안동포 마을은 과거 조기와 민어, 새우가 많이 잡히는 번창한 포구였다.

 

주민들은 현재 동아연립 자리에 있던 당집에서 음력 정월 14일 낮 12시 풍어와 선원의 무병을 기원하며 당제(풍어제)를 올렸다.


하지만 1992년 포구가 없어지고 마을 앞에 수도권 매립지와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당집이 헐리게 됐다. 안동포 풍어제도 이때 이후로 소멸됐다.

안동포 풍어제는 사라졌지만 동아연립 C동 3호 라인 옆에는 신목(新木)으로 여기던 향나무와 소나무가 남아 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샛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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