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자 크리스티안 미쿤다(Christian Mikunda)는 사람들은 ‘제3의 공간’을 원한다고 주장했는데, ‘제3의 공간’이란 사람들에게 삶의 균형을 찾아주기 위해 노력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제1의 공간은 집, 제2의 공간은 학교와 직장이라면, 사람들은 두 공간을 벗어나 제3의 공간을 필요로 한다. 우리가 캠핑을 떠나고 멋진 카페와 공간을 찾아가는 이유가 바로 아름다운 풍경과 매력적인 공간에서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고 배우며 일상의 균형을 찾기 위해서이다.
크리스티안 미쿤다는 ‘제3의 공간’이라는 책에서 제3의 공간을 이루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요소를 갖추어야 한다고 제시했다. 첫째, ‘랜드마크(land mark)’로 건축물이나 공간이 사람들 눈에 띄어야 한다. 둘째, ‘몰링(malling)’으로 사람들이 공간에 들어오면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만들어야 한다. 셋째, ‘콘셉트 라인(concept line)’이다. 공간이 전체적으로 일관된 느낌을 불러일으켜야 한다. 넷째, ‘코어 어트랙션(core attraction)’이다. 사람들 눈길을 확 사로잡는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
기업들은 제3의 공간을 마케팅 전략으로 많이 활용하고 있다. 뉴욕의 나이키타운, 코엑스 별마당도서관 등이다. 공공건축물인 공공도서관도 제3의 공간으로서 지역사회에 문화적 영향력을 주고 있다. 영미권, 유럽 등 선진국들은 도서관 측면에서도 앞서간다. 네덜란드의 DOK중앙도서관, 로테르담도서관, 일본의 다케오시립도서관, 프랑스 오스카 니마이어 도서관, 독일의 슈투트가르트도서관 등은 아름다운 건축미뿐만 아니라 제3의 공간으로서 시민들에게 풍요로운 삶을 제공한다. 이들 도서관은 문화적 영향력으로 낯선 이방인들까지 관심을 갖게 하는 관광지가 됐다.
우리나라는 도서관법에 따라 광역대표도서관을 두게 되어 있다. 경기도의 대표도서관인 경기도서관은 광교신도시 경기융합타운에 연면적 2만7775㎡,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로 짓고 있다. 현재 공정률은 20% 정도이며 2024년 12월 완공될 예정이다. 경기도의 인구가 1400만 명에 이르고, 2022년 기준 도내 31개 시군의 공공도서관은 309개로 타 광역보다 가장 많다. 경기도가 도서관 정책 측면에서도 리더십이 필요하다.
도시의 문화와 시대정신을 가장 신속하게 반영하고 보여주는 문화적 거울의 요체는 도서관이다. 경기도서관이 매력적인 제3의 공간으로서 앞에서 이야기한 네 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는가. 모든 사람들이 이용하는 ‘베이스캠프’로 놀이와 배움이 있는 도서관, 시민의 삶이 성장하도록 돕는 도서관,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의 샘’이 되길 기대한다. 또한 미국의 실리콘밸리도서관시스템처럼 경기도의 31개 시군의 도서관을 연결하고 협력하는 생태계를 만들고 경기도서관시스템을 구축함으로써 지역사회와 함께 하는 도서관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 문제에도 적극 대응하는 역할도 필요하다. 5대 사회난제인 인구위기극복, 기후변화대응, 지역활성화, 사회적약자배려, 정보격차해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도서관이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도서관이 되길 희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