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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1년째 기부 실천' 수원시 공무원 심상호 씨... "나눔의 소중함 모두가 느꼈으면"

1992년부터 현재까지 월 5만 원씩 기부...횟수로는 370번, 기부 총액 약 1400만 원 달해
낮에는 공사현장, 밤에는 공무원 준비하던 어려운 시기에 신문에 실린 광고를 접하고 기부 결심

 

 

"낮에는 공사 현장에서 일하고, 저녁은 학원에서 공무원을 준비하던 시절에 우연히 신문에서 소년소녀가장 돕기 캠페인을 보게 됐는데, 가슴에 울림을 주더라고요. 그 이후로 지금까지 나눔을 실천하게 됐습니다." 

 

28일 기자를 만난 심상호 수원시 도시정비계획팀장이 담담하게 기부를 시작하게 된 계기를 말했다.

 

심 팀장은 지난 1993년 7월 수원시 공무원으로 임용돼 30년간 공직 생활을 이어오고 있는 '베테랑' 공무원이다. 기부는 그의 공직 생활보다 더 오래 이어오고 있다. 공무원 임용 전인 1992년부터 지금까지 31년째 매달 아동복지 전문기관에 기부하고 있다.

 

심상호 팀장은 "공무원 시험 준비생 시절인 1992년에 학원비를 내기 위해 낮에는 안양의 한 공사현장에서 일을 하고, 저녁에는 서울에서 공부했다"며 "당시에는 수원에 토목직 공무원 시험을 준비할 곳이 없어서 학원을 오고 가는 데에만 진이 빠질 정도였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렇게 정신없이 하루를 보내던 중 공사 현장 바닥에 떨어져 있는 종이 신문을 치우려고 하다가, 신문 전면에 소년소녀가장 돕기 광고가 게재된 것을 유심히 들여다보게 됐다"며 "그 당시 정신·육체적으로 지쳐서인지 광고가 감동적이었는지는 자세히 기억나지 않지만, 눈물이 흐릴 정도로 감정이 북받쳤다. 그리고 바로 광고의 복지 기관에 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부금은 심 팀장이 뚜렷한 직업이 없었던 시절 1만 원으로 시작해 공무원 임용 후 3만 원으로 늘었고, 10여 년 전부터는 매달 5만 원을 기부하고 있다. 그가 이렇게 기부한 금액이 1400만 원이 넘는다.

 

지금은 1만 원이 큰돈이 아니지만, 심 팀장이 처음 기부를 시작할 때인 1990년대 당시에만 해도 9급 공무원 월급이 50만 원도 채 안 되는 시절이다. 그야말로 '통 큰 결심'인 셈이다.

 

그런데도 그가 오랫동안 나눔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작은 도움이 모이면 누군가에게 긍정적인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심 팀장은 "공무원을 준비할 때와 공무원에 갓 임용됐을 당시 "네 생활도 어려운데, 무슨 기부를 하냐"라는 말을 심심치 않게 듣곤 했다. 그런 충고들이 틀린 말은 아니었지만, 당시에 매월 1~3만 원이 없어서 크게 잘못될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며 기부를 이어갔다.

 

심 팀장은 요즘 같은 공무원인 아내와 함께 기부 활동 외에도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 곳곳에 도움의 손길을 전하는 나눔 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심상호 팀장은 "잠깐 '이번 달만 기부금을 내지 말까', '봉사 활동을 쉴까'라는 생각을 가져봤다"고 솔직하게 말하며 "하지만 나눔을 실천함으로써 우리 사회에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낼 것이란 믿음이 있어 계속 기부를 이어 나가고 있다"고 웃어 보였다.

 

[ 경기신문 = 나규항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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