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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박사의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④ 연평도 꽃게, 언제부터 잡았을까?

  • 등록 2023.09.03 11:21:52
  • 14면

 

해양수산부는 산란기 어미물고기와 성장기 어린 물고기를 보호하기 위해 금어기를 두고 있다. 꽃게 금어기는 6월 21일 부터 8월 20일 까지다. 서해5도(연평도, 백령·대청·소청도, 대청도 어선 어업구역) 해역은 7월 1일 부터 8월 31일까지 금어기로 정하고 있다.

 

꽃게는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지에 분포하며 동중국해 및 제주도 남쪽에서 겨울에 월동을 하고 우리나라로 이동한다.

 

‘꽃게’란 이름의 유래는 흥미롭다.

 

꽃게는 뚜껑이라 불리는 갑의 양쪽에 뾰족한 가시가 있는데 이를 ‘곳’이라 한다. ‘곳’ 이 있는 게라고 해서 ‘곳게’라고 하다가 이것이 ‘꽃게’로 됐다고 한다(한국어도보, 정문기, 일지사, 1997).

 

꽃게는 1969년 일본에 처음 수출을 시작한 이래 1970년대 대일 수출의 중요한 품목이었다.

 

동아일보 보도(1970년 3월 17일)에 따르면 당시 꽃게는 외화벌이 수단으로 비행기에 실려 수출됐다.

 

매일경제(1972년 3월 13일)에는 ‘수협 경기도지부는 대일무역에서 호평을 받는 수산물 수출품목인 꽃게, 병어, 삼치, 갯지렁이, 백합 등 8개 수산물을 중점적으로 개발, 수출 4억2500여 만 원의 실적을 올린다’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전국 꽃게 어획량을 보면 1970년 2700톤이던 것이 1980년 1만 9734톤, 1985년 2만 3960톤, 1990년 2만 3004톤으로 크게 증가하기 시작한다.

 

1970~1980년대 일본 수출증가와 1990년대 국내소비의 증가로 인해 꽃게 어획량이 크게 증가한다.

 

그러나 꽃게 어획고는 2000년 이후 점차 감소하여 2003년 9478톤 2004년 2683톤, 2005년 3714톤으로 1990년대 약 15% 정도의 어획고를 기록했다.

 

당시 사람들은 꽃게를 ‘금(金)게’라고 부르기도 했다.

 

꽃게 수요의 증가와 어획고의 감소로 2000년 8월 ‘중국산 납 꽃게’가 유통돼 파장이 일 정도였다.

 

연평도 꽃게 조업은 언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을까?

 

연평도 조홍준씨는 “어로저지선이 남쪽으로 내려온 뒤에는 조기를 잡을 수 없게 되자 연평도에서도 김 양식을 시작했어. 김은 상당히 맛이 좋아 일본으로 수출도 했어. 그런데 어장관리도 미숙했고, 게다가 갯병이 돌아 김양식도 오래가지 못했어. 연평도에서 70년대 중반이후 작은 배를 가진 사람들이 섬 주변에 말뚝을 박아 그물을 치고 꽃게를 잡기 시작했지”라고 말했다.

 

연평도에서 꽃게잡이가 본격화 된 것은 1975년 전후다. 조기가 사라진 연평도에 일부 어선이 꽃게어업에 종사해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1990년부터 꽃게는 연평도 주력 산업으로 발전한다.

 

연평도 꽃게는 1990년 188톤의 어획고를 시작으로 2000년 2756톤, 2001년 2053톤, 2002년 1901톤으로 최고의 어획고를 기록한다.

 

연평도 꽃게 어획량은 2000년 전국 꽃게 어획량의 21.5%, 2003년에는 19.4%를 차지했다. 이때부터 연평도는 꽃게의 주산지로 이름을 올리기 시작한다.

 

조기가 사라진 지 불과 20~30년 만에 꽃게가 연평도의 대표 어종으로 등장한 것이다.

 

그러나 연평도 꽃게 어획량은 2004년 이후 전국어획량의 10%이하로 감소한다.

 

우리 해역을 제집처럼 넘나드는 중국어선이 어린 꽃게까지 싹쓸이 하는 등 불법조업을 일삼았기 때문이라고 주민들이 말한다.

 

여기에다 한강의 오염이 어획량 감소에 일정부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어선 불법조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단속에 힘입어 연평도 꽃게는 전국어획량의 2008년 10.8%, 2009년 8.8%로 조금 증가하고 있지만, 2010년부터 2015년 까지 다시 감소한다. 2016년 이후 조금 회복한다.

 

연평도에서 꽃게를 잡아온 한 어르신은 “꽃게 어획고가 약 4~5년을 주기로 풍어 및 흉어를 반복하고 있다”고 했다.

 

연평도의 꽃게는 봄에 어획되는 꽃게 중에서 4월에 잡히는 암꽃게를 최고로 치고, 6월 까지는 맛이 좋다. 가을에 어획되는 꽃게는 9월-10월 잡히는 것보다는 11월에 어획되는 수꽃게가 맛이 뛰어나다.

 

 

사리 때(조수 간만의 차이가 가장 클 때) 시장에 꽃게가 많이 나올까?

 

바닷가 근처에서 오래 동안 살았던 어르신들은 꽃게를 저렴하게 사려면 사리때(음력 15, 29일) 시장을 간다고 한다.

 

꽃게를 잡는 방식에 따라 꽃게의 가격은 차이를 보인다. 자망, 통발, 안강망, 닻자망 순으로 꽃게의 가격이 높다.

 

닻자망으로 잡는 꽃게는 물에 뜨는 비율이 높은데 살이 덜 찬 꽃게의 비율이 높고, 사리때(음력 15일, 29일) 닻자망으로 잡는 꽃게가 가장 많이 잡히고 저렴해 시장에 많이 나온다.

 

가을에 꽃게가 많이 잡히는 이유는 수정을 위해 수게가 모여들기 때문이다.

 

꽃게들은 겨울잠을 자기 전 껍질을 벗는 탈피과정을 겪어야 하는데 수꽃게는 여름에 먼저 껍질을 벗어 이미 다시 껍질이 두꺼워진 상태이고 수정하려고 이리저리 쏘다니는 수꽃게들이 그물에 걸려들어 가을철에 많이 포획된다(인천시·국립민속박물관, 조기의 섬에서 꽃게의 섬으로 연평도, 2019).

 

현재 꽃게는 탕, 찜, 게장으로만 소비되고 있는 실정이다. 꽃게를 많이 소비할 수 있는 다양한 제품개발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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