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서해에 모두 있다. 모양은 석수어(조기)와 비슷하나 몸이 둥글고 머리가 작다. 주둥이는 길고 비늘은 잘다. 등은 청흑색으로서 기름을 문지른 것처럼 빛나고 윤기가 있다. 등쪽 밑 좌우에는 검은 반문이 있고 배는 순백색이다. 맛이 극히 좋다. 큰 것은 길이가 1장(丈, 한 장은 10척(尺)) 가량 되고 둘레가 4∼5자 가량 된다. 북쪽 사람은 마어라고 부르고 남쪽 사람은 망어(䰶魚)라고 부르는데 어가(漁家)는 즐겨 먹으나, 사대부는 그 이름을 싫어하여 잘 먹지 않는다(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 <조선 후기 실학자인 서유구(徐有榘)의 난호어목지(蘭湖漁牧志)>
소청도·대청도에서는 순비기꽃(상록관목으로 7~9월 꽃이 핀다)이 피기 시작하면 삼치 잡이를 시작한다.
삼치는 농어목 고등어과에 속하는 바닷물고기로 우리나라 동·남·서해에 다양하게 분포한다.
삼치는 멸치·까나리·정어리 등 작은 물고기를 잡아먹는다. 우리나라로 이동해 오는 삼치는 주로 멸치를 먹고 살기 때문에 삼치 어장과 멸치의 분포는 서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백령도에서도 봄에는 까나리를 잡고 여름에는 멸치를 잡았는데, 여름철 수온이 높아지고 까나리와 멸치를 잡아먹기 위해 삼치가 소청도·대청도 주변으로 이동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년에 편찬한 조선 전기의 대표적인 관찬 지리서)에도 삼치를 경기도에서 망어(䰶魚), 평안·황해·충청·강원·함경도는 마어(麻魚)로 지칭하고 있다.
삼치를 왜 망어(䰶魚), 마어(麻魚)라고 할까?
조선 중기 어느 선비가 삼치 맛에 반해 임금께 진상했는데, 시간이 지나 맛이 변해버린 삼치를 맛본 임금이 화가나 그를 파직시키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선비는 “이 생선 때문에 내가 망했으니 이 생선은 망어(亡魚)임이 틀림 없구나”하며 한탄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망어라 불리다가 음이 변하여 마어(麻魚)로 불리었고, 마(麻)의 우리말 ‘삼’에 어류를 나타내는 접미사 ‘치’를 붙여 삼치라 부르기 시작했다고 한다.
삼치 잡이는 끌낚시 어업(소형 1~3톤 어선에 대나무 2개를 양팔 벌리듯 설치하고 여기에 낚시줄을 매달아 삼치를 잡는 어업) 방식으로 조업을 한다.
소청도에서 삼치를 잡는 이은철씨는 “3m정도 크기 대나무에 양쪽으로 달아 낚시줄을 묶는다. 줄은 약 30㎝ 정도이고, 낚시대에서 1.5m 떨어진 곳에 삼치가 물리면 팽팽해지도록 고무줄을 연결한다. 또한 낚시줄이 물속으로 가라앉도록 봉돌을 채운다. 인조 미끼를 달고 약 6노트(시간당 11㎞) 속력으로 배를 끌고 다니다 보면 삼치가 낚시를 물으면 낚시줄이 올라온다”고 설명했다.
우리가 먹던 삼치는 진짜 삼치가 아니었다
삼치는 1969년 일본에 수출을 시작한 이래 1970년대 대일 수출의 중요한 수출품목인 꽃게, 병어, 삼치, 갯지렁이, 백합 등 8개 수산물 중 하나였다.
삼치는 일본에 많이 수출되어 구이로 일본 음식점에서 많이 팔리고 있다고 한다.
삼치는 고등어, 꽁치와 함께 대표적인 등 푸른 생선의 하나로 두뇌 발달과 노인들의 치매 예방, 기억력 증진, 암 예방에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우리가 즐겨 먹던 삼치는 삼치가 아니고, 삼치 새끼인 ‘고시’라고 한다.
‘고시’는 30㎝정도 작은 삼치를 지칭하는데, 진짜 삼치는 크기가 1m 정도이며 무게는 1㎏ 이상 된다. 삼치는 클수록 살이 통통하고 담백한 맛이 난다고 한다. ‘고시’와 삼치 맛의 차이는 확연하게 구분 된다.
소청도·대청도 삼치 크기는 60~90㎝ 정도이며 부드럽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한번은 가족 행사 때 소청도·대청도에서 보내온 삼치구이를 젊은 조카가 맛보더니 ‘이렇게 맛있는 삼치구이는 처음이고 소고기보다 맛이 좋다’고 하면서 만나면 삼치 이야기를 한다.
삼치요리는 구이나 조림을 해 먹는다. 요즈음 삼치를 이용한 삼치스테이크도 유명해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좋다.
전남 여수시 거문도 및 고흥 나로도 등에서는 삼치를 선어회로 즐겨 먹는다. 부드럽고 담백하여 맛이 좋다고 한다.
올 가을엔 소청도·대청도 삼치로 건강을
올해 소청도·대청도 삼치가 많이 잡힌다고 한다.
소청도·대청도는 인천에서 북서쪽으로 약 200㎞ 거리에 있으며 인천 연안부두에서 배를 타고 약 4시간 정도 가야된다. 백령도와 더불어 국가 안보상 중요한 지역이다.
대청도 옥죽동에 사막과 같은 해안사구가 있어 경관적, 학술적으로 보존 가치가 높은 지역이다.
200여년 이상 된 적송 보호지구가 있으며, 대청도 동백나무 자생지는 동백나무가 자연적으로 자랄 수 있는 북쪽 한계지역에 속해 있다.
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1962년 천연기념물 제66호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소청도에도 200년 이상 된 동백나무 군락지가 있으며, 지구 생명의 기원을 알려주는 스토로마톨라이트는 천연기념물 제509호로 지정됐다.
최근에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주변을 국가지질공원으로 지정했다. 일제강점기 시기 대청도에서 고래잡이가 유명했다.
9~10월 소청도·대청도 여행을 하며 맛있는 삼치로 건강을 회복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