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이상으로 병원에 이송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검찰의 구속영장이 청구된 가운데 체포동의안 ‘부결’ 가능성을 놓고 여야 대치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를 잠정 중단,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용산 대통령실을 찾아 시위에 나서는 등 총력 투쟁에 나섰는데 국민의힘은 “선을 넘는다”며 비판을 쏟아냈다.
18일 오전 7시 11분쯤 국회에서 19일째 단식 중이던 이 대표는 급격한 혈당 저하로 의식을 거의 잃은 채 응급실에 이송됐다. 현재는 긴급조치 후 녹색병원으로 옮겨 식염수를 맞으며 회복 중이다.
그런데 오전 9시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제1부는 이 대표에게 ‘백현동 개발 특혜·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 관련 배임·뇌물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민주당은 즉각 반발했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열고 국회 상임위원회 일정을 잠정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김한규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임위는 오늘(18일)부터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보류하기로 논의됐다”고 밝혔다.
다만 교권 보호법을 다루고 있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등은 그대로 진행되며, 오는 19일~20일 예정된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예정대로 진행될 예정이다.
오전 10시 국회에서 진행된 민주당 교섭단체 연설에서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 정부는 국정을 쇄신하라는 이 대표의 절박한 단식에 체포동의안으로 응수한다”며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지금의 국정 기조와 국정운영 체제, 인사 방침을 모두 폐기하라”며 “지금 이미 대통령께서는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후 민주당은 오전 11시 10분쯤 한덕수 국무총리에 대한 해임 건의안을 국회에 제출한 뒤 정오를 넘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내각 총사퇴를 촉구하는 인간띠 잇기 피켓시위에 나서며 비판 수위를 한층 끌어올렸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행보에 “제1야당이자 공당으로서 역할을 망각한 한참 선을 넘은 주장들”이라며 반격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민주당은 내각 총사퇴와 국무총리 해임 건의를 추진하겠다며 정부와 검찰에 대한 총력 투쟁을 선언했다”고 주장했다.
김기현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의 쾌유를 빌면서도 “국회운영과 국정운영 자체를 올 스톱시키는 태도는 당내 극단, 강경파들에 포로가 돼 민심과 동떨어진 갈라파고스 정당이 돼버린 민주당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고 쏘아 붙였다.
전주혜 원내대변인 역시 “남 탓도 정도껏 하라”며 “168석을 가진 제1당의 내로남불이 바로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며 민주당에 화살을 돌렸다.
한편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한덕수 국무총리 해임건의안과 함께 빠르면 오는 20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된 뒤 21일 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와 만나 ‘부결 가능성’에 대해 “그런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 경기신문 = 김한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