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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은행채 금리에 이·팔 전쟁까지…고민 깊어지는 한은

美 국채 금리 상승에 은행채 5년물 금리 5% 육박
'이·팔 전쟁' 중동으로 확산 시 유가 상승 불가피
주담대 상단 7% 돌파…섣불리 기준금리 못 올려
尹 "국제금융시장 불안, 국민 이자 부담 증대 우려"

 

미국 국채 금리에 영향을 받아 우리나라 채권금리가 치솟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까지 격화되면서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높아지는 등 기준금리 상승 압력 요인이 많지만, 추가 경기침체 우려 등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지난 4일 4.795%를 기록하며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5월 4일 3.84%였던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약 5개월 만에 0.955%포인트(p) 올랐다.

 

이처럼 채권 금리가 급격하게 오른 이유는 미국 국채 금리 상승세의 영향이다. 지난 3일(현지시각)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4.81%를 기록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 8월 이후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관건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전쟁이 중동 국가들로 번지게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란과 사우디 등 주변국 등이 전쟁에 개입할 경우 유가 급등과 함께 세계 경제 타격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확대 시 이란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거나, 주변 산유국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하면서 추가적인 유가 급등의 가능성 자체는 상존한다”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권에서는 오는 19일 기준금리 결정을 앞둔 한은의 고민이 더 깊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주변국의 참전으로 국제유가가 올라 물가에 영향을 미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이를 잠재우기 위해 긴축 강도를 높여야 한다. 이 경우, 현재 2%p로 벌어진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격차는 2.25%p로 더욱 확대되고, 원화 가치가 하락할 수 있다. 

 

아울러 원유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 경제 특성상, 이번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오르면 물가 상승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한국은행의 셈법을 복잡하게 만든다. 특히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7%로 5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한 만큼 한은의 물가안정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한은이 선뜻 금리 인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미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은 7%대로 올라왔다. 대출금리 상단이 7%를 넘은건 9개월 만이다. 금융권은 현재 7% 초반인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 상단이 연말에는 8%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대내외 상황으로 주요국들의 긴축 기조가 더 강해지면 향후 대출 금리는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짙다"며 "은행채뿐만 아니라 정기예금 금리도 계속 오르고 있어 조달비용 역시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오르면 대출금리가 더 큰 폭으로 올라 가계의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올해 경제성장률 1.4% 달성도 어려운 상황에서 금리 인상으로 경기가 위축될 수도 있다.

 

윤석열 대통령도 금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중동지역의 무력 분쟁과 전쟁은 국제 유가 상승을 불러오고 비용 상승 인플레이션으로 우리 국민들의 물가 부담을 가중시켜 왔다”며 “이미 금리가 높은 상황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가중될 경우 국내 금리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민의 이자 부담도 증대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11월 한 번의 추가 금리 인상 기회가 남아있는 만큼 10월 금통위에서는 상황을 지켜볼 수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일단 경기 침체가 우려되고 미 연준의 금리 인상 압력도 줄어든 만큼 한은이 상황을 지켜보고 11월 금통위에서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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