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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규 칼럼] 막 나가는 이 SNS 플랫폼을 어떻게 해야 하나?

1.

SNS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ocial network service)의 약자다. 세계 최초의 SNS는 1995년 미국에서 시작된 (친구 찾기 사이트)‘클라스메이트’로 알려져 있다. 이런 유형의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을 현대인의 삶 속에 뿌리내린 일등 공신은 역시 마크 주커버그가 창시한 페이스북이다.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같은 후발주자들의 맹렬한 추격을 받고 있지만 페이스북은 여전히 세계 최대 SNS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문제는 페이스북이 속한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meta)가 세계적으로 여러 사건을 발생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올해 5월 유럽연합(EU)으로부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무려 12억 유로(우리돈 1조 7천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다. 유럽연합 내 사용자들의 개인정보를 미국으로 무단 전송한 행위 때문이었다. 아마존 등의 다른 빅테크 기업도 유사한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반복성과 위반 정도에 있어 비교를 불허하는 것이 메타다.

 

이 회사의 얼굴마담 격인 페이스북이 한국에서도 말썽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작년 7월에는 맞춤형 광고에 활용할 목적으로 도를 넘어설 정도로 상세한 사용자 개인정보 수집을 시도했다. 그 같은 개인 정보를 정부 및 수사기관에 공유하거나, 외국으로 이전하는 데 동의하지 않으면 SNS 출입 자체를 금지하겠다는 거였다. 비판여론이 커지고 마침내 정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시정명령을 내리자 이를 철회하기는 했다.

 

 

2.

이 기업의 무리한 행태는 개인정보 수집에만 국한되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한층 심각한 사고를 치고 있는 중이다.

 

김종인, 주진형, 장하준 등 경제관련 인사는 물론 백종원, 황현희 등 유명 방송인의 이름과 사진을 도용한 주식 리딩방(주식 종목을 추천해주는 불법 유료 사이트) 광고를 대대적으로 게재한 것이다. 누가 봐도 노골적인 사기 광고다. 피해자 양산의 관점에서 중차대한 사회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높다.

 

초상권 침해 당사자가 페이스북에 신고를 하고 해당 광고 삭제를 요청한 것은 당연한 일. 그런데 반응이 황당무계하다. (자기들만의 임의적이고 비밀주의적인) 커뮤니티 규약에 어긋나지 않기 때문에 아무 규제도 할 수 없다는 거다. 그들이 직무유기에 가까운 이런 대응을 하는 이유는 뻔하다. 아무리 반사회적인 광고라 해도, 광고수익만은 절대 놓칠 수 없다는 것이다.

 

 

3.

페이스북코리아가 게시물을 광범위하게 검열하고 헌법이 보장한 표현자유를 탄압한다는 비판이 파다하다. 지난 번 칼럼에서 필자가 지적한, 홍범도장군 흉상 철거와 관련된 이동순 시인의 시작품 무단 삭제와 징벌이 대표적 사례다.

 

그 같은 무도한 행태에 항의하여, 온라인 공간의 게시물 검열을 규탄하는 저항 운동이 크게 일어났다. 10월 3일 개천절 하루 동안 사용자들이 자발적으로 페이스북 접속을 거부하는 일종의 시민불복종 방식이었다. 그럼에도 페이스북코리아는 꿈쩍도 안 하고 있다.

 

이 회사가 목적의식적으로 조장하는 지금 사태는, SNS라는 사회적 소통도구의 정체성에 대한 본질적 질문을 제기한다. SNS 커뮤니티는 서버를 통해 온라인 공간을 제공하는 빅테크 기업의 단순한 독점 소유물인가? 그렇지 않다. 그들의 막강한 브랜드자산 가치를 창출해주는 힘은 따로 있다. 매일 매일 정성껏 콘텐츠를 만들어 ‘담벼락’에 게재하고, 더불어 정보와 감정을 교류하는 SNS 사용자들이 진정한 주인이다. 사용자가 존재하지 않고, 그들이 창조하는 콘텐츠가 없는 SNS는 단지 형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4.

페이스북코리아의 사기성 광고 게재와 게시물 검열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사용자 권리에 대한 집요한 무시가 그것이다. 나아가 시민사회의 상식을 부정하는 도저한 공격성이다.

 

더욱 위험한 것은, 이 SNS 플랫폼이 자기들 정책의 타당성 근거로 주장하는 커뮤니티 규약의 폐쇄주의적 본질이다. 사기광고 피해자들과 게시물 검열 피해자들은 하나같이 분노하고 개탄하고 있다. 왜 이런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을 일체 듣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광고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일개 온라인 기업의 오만방자가 도를 넘고 있다. 지금 페이스북코리아의 행태는 결코 우연이거나 일회적 성격이 아니다. 이 모든 무리수와 상식파괴는, 편법을 동원하는 한이 있어도 수익을 챙기는 데는 한 치 물러섬이 없는 글로벌 자본의 근원적 속성 자체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필자는 이 칼럼을 통해 페이스북코리아 책임자에게 정면으로 묻는다. 당신은 플랫폼에 게재한 반사회적 사기광고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 같은 심의규정에 대한 어떤 구체적 설명도 없이, 사용자 게시물과 심지어 순수 문학작품에 대해서까지 가혹한 검열을 자행한다.

 

이런 작태는 페이스북 최고 경영 책임자 마크 주커버그의 의지인가. 아니면 페이스북코리아 경영진의 독단인가?

 

김동규 동명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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