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의 한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A군(16)은 “정보 시간에 노트북을 쓴다. 노트북을 학교에서만 사용했는데 게임 시간이 100시간이 넘어간다”며 “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가 설치돼 있어도 풀어버리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은 단계적으로 노트북을 보급하고 있다. 그런데 유해사이트 차단시스템을 우회하는 방법이 학생들 사이에서 공유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포털사이트에 학교 노트북을 검색하면 ‘학교 노트북 뚫기’, ‘학교 노트북 뚫는 법’ 등이 자동완성으로 뜰 정도다. 심지어 영상을 올려 상세히 설명하는 게시물도 찾아볼 수 있다.
시교육청이 내세운 코딩교육 전면화라는 보급 목적도 잃어가고 있다.
코딩을 잘하는 학생이 먼저 과제를 마치고 반 학생들에게 배포하면서 정작 수업 중 딴짓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노트북을 보급하기 전, 우려됐던 문제가 현실로 나타났다는 얘기다.
앞서 시교육청이 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를 노트북에 설치하는 등 대책을 내세웠지만, 무용지물인 상황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서 쓰는 인터넷망은 기본적으로 게임, 주식 증권 등 사이트에 접속할 수 없다”며 “유해정보차단 소프트웨어는 여가부에서 나오는 불법·게임 사이트 현황을 내려받아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한다”고 설명했다.
학교의 인터넷망도 거름망이 될 수 없다. 학생이 다른 무선 와이파이를 통해 접속하면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24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코딩교육 전면화를 위해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에게 노트북을 2025년까지 단계적으로 보급한다.
지난해 중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2만 7000여 대를 지급했으며, 올해 초등학교 6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에게 8만 3000여 대를 나눠줬다.
내년에는 초등학교 5학년과 중·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8만여 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