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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용 박사의 ‘스페인‧포르투갈 답사 여행’ ⑰ 답사일지(7월 16일)

  • 등록 2023.11.27 14:17:11
  • 14면

Continental breakfast는 전 유럽이 통일하기로 했나보다. Spain의 호텔들과 완전히 똑같다. 내겐 다행이지만.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 발을 끌고 호텔을 나선다. 호텔에서 얻은 지도에서 도시공원이 인근에 있는 것으로 보고 그쪽부터 돌아보기로 했다.

 

desk 말로는 한 2㎞ 쯤 가면 된다는데 택시를 부르기도 그렇고 해서 걷기로 한다. 그런데 가도 가도 나타나지를 않는다.

 

낯선 길에 살짝 갈라지는 도로에서 자칫 선택을 잘못하면 엉뚱한 길로 빠져 헤매기 십상이다. 그때부터는 지도 따위는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Barcelona에서 헤매던 기억이 난다.

 

Portugal어로만 적힌 이정표를 도무지 읽을 수가 없다. 버스를 타보려고 해도 노선을 알 길이 없고 택시는 다 어디로 가있는 것인지. Metro 표시조차 나타나질 않는다.

 

그래도 혹시나 해서 공원이랄 만한 곳을 찾아 주택단지들을 족히 세 시간을 넘게 헤집다가 보니(발만 아프지 않다면 이것도 모두 구경거리이기는 하지만) 문득 대형 건물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형마트 하나를 발견하고 일단 생리현상부터 해결하고 나서 휴게 의자에 앉아 생각을 가다듬는다. 공원 찾는 것은 일단 접어두기로 하자.

 

그때서야 문득 스마트 폰에 ‘Maps’이라느 app이 깔려 있다는 생각을 떠올린다. 한번도 써 본 적이 없어 잊고 있었지만 열어서 이리저리 사용법을 시험해 본다. 될 것 같다. 진작 써볼 걸.

 

조금 익숙하지는 않지만 제법 쓸 만할 것 같다. 공원에서는 정 반대편으로 멀리 떨어져 온 것 같다. 가장 가까운 전철역을 찾아서 Maps가 이끄는 대로 따라가 본다.

 

한 두 번 갈래 길을 되짚은 끝에 Metro 입구를 발견했을 때의 기쁨이라니…. 또 한 번 반성한다. 모르는 것을 안다고 착각해선 안 된다. 남에게 길 묻지 않는 버릇은 버리자.

 

이 도시의 통합 교통카드라는 ‘Andante card’를 사서 지도상 가장 번화가인 것으로 보이는 Trindade역으로 향한다.

 

Trindade 역에서 나오면 Avenida dos Aliados라는 Porto의 중심거리가 나온다.

 

거리 양측에는 중세풍의 건물들이 즐비하다. 딱히 사전에 Target으로 정해 놓은 방문지가 있는 것도 아니고 예약을 해 둔 곳도 없으니 발길 닿는 대로 돌아볼 것이지만, 늘 하던 대로 hop on hop off를 타고 돌아보기로 한다.

 

길거리의 tourist information box에서 hop on hop off 출발지를 물으니 1㎞ 쯤 이 거리의 남쪽 São Bento역으로 더 걸어가란다. 이런 때 쓰는 표현이 애격(哀激)하다는 말일 것이다. 발이 정말 많이 아프다. 그래도 걸어야지. 참는 수밖에. 버스를 타면 좀 나아지겠지.

 

 

 

인구 26만의 조그만 도시에 ‘hop on hop off’가 많기도 하다. red, blue, yellow, gray. 그만큼 관광객이 많고 장사가 된다는 얘기다. 실제로 관광객이 북적거린다. red와 blue line은 같은 티켓으로 갈아탈 수 있다고 해서 그걸 타기로 했다.

 

 

여행 가이드북에서는 Porto는 자그마해서 walking tour하기에도 좋다고 권한다. 나로서는 선택할 사항이 아니다.

 

발도 발이려니와 뙤약볕 밑에, 더욱이 이 도시는 구릉지대에 자리 잡고 있어서 오르막 내리막이 무척이나 많다. 게다가 도로를 온통 돌로 덮은 포장은 걷는 사람을 무척 지치게 한다. 역시 hop on hop off는 낯선 여행자에게 최선의 선택이다.

 

Porto는 Douro강(Rio Douro)이 도시를 남북으로 가르고 주요 역사지구와 도심은 모두 강북에 쏠려 있다. 투어버스도 모두 이 강북지역만을 돈다. 확실히 소문대로 볼거리는 많은 도시다.

 

Baroque의 도시라는 별명대로 Baroque type의 교회와 건물들이 차고 넘친다. 아름다운 절벽 사이를 흐르는 Douro강도 아름답고 그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건설의 역사도 귀기울 일만하다. 해안 관광지의 풍경도 빠뜨릴 수 없는 이들의 상품이다.

 

 

 


그러나 오늘 내게 이런 건축물들과 풍광은 흥미의 대상이 아니다.

 

Baroque라 해도 건설자와 지역에 따라 모두 서로 다른 Baroque로 다시 만들어지는 법이고 모든 건축물들은 저만의 사연과 역사를 갖게 마련이다.

 

이번 여행에서 그런 탐구는 일단 Spain에서 멈추기로 하고, 오늘 나는 이 도시에서 그러한 시도를 다시하고 싶은 것이 아니다. 이 도시에서는 무엇이 어떻게 이 거리에 넘치는 인파들을 불러들이는 것인가를 알고 싶다.

 

글·사진 /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이사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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