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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석용 박사의 ‘스페인‧포르투갈 답사 여행’ ⑲ 답사일지(7월 18일)

  • 등록 2023.11.29 11:14:26
  • 14면

9시 30분에 호텔을 check out하고, 택시로, 올 때 도착했던 Porto의 시외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언제나 이런 때 택시기사에게서 얻어듣는 이야기는 상당히 유용하다. 잘만 만나면 현지의 생생한 뜻밖의 정보들을 손쉽게 수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이 택시기사가 그랬다. 학교 선생님을 하고 정년을 했다는 초로의 점잖은 아저씨가 붙임성이 좋다. Porto 경제는 관광산업에 90%정도를 의지하지만 Portugal에서 꽤 좋은 편이었는데 COVID19 때문에 엉망이 되었다고 한다.

 

특히 Socialist 중앙정부가 돈을 마구 뿌려대는 바람에 더욱 엉망이 되었다는 얘기다. 돈을 많이 받으면 국민들은 좋은 것 아니냐고 했더니 물가가 엄청나게 올라서 NO Benefit!이란다. 요즘은 어떠냐고 했더니 보수파의 Porto 시장이 중앙은행과 싸우면서 돈을 풀지 않아 차츰 물가가 안정돼가고 경기도 많이 좋아지고 있단다.

 

여기는 시장 권력이 그렇게 강하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하는데 알 수 없는 일이기는 하다. 아무튼 택시기사의 경제 분석이 이채롭다 왠지 대한민국 국민들이 생각이 난다.

 

Porto는 지하철을 더 키워야 하는데 지하에 암반이 많아서 비용이 많이 들어 어렵다면서 Lisboa는 하면 될 텐데 왜 안하는지 모르겠단다. 택시기사의 정견을 듣는 것이 재미있다.

 

그러더니 결국 Portugal 축구 자랑을 늘어놓는다. 세계적인 스타가 모두 Portugal 사람이란다. 므리뉴를 아느냐? 피구는? 유제비우? 내가 모두 잘 안다고 하니 당신 참 smart 하단다.

 

이제 세계 여행하려면 축구선수들 이름도 잘 외워두어야겠다.

 

자기는 Porto에서 택시기사를 하는 것이 즐겁다는 그에게 돈 많이 벌라고 덕담과 함께 약간의 팁을 얹어주었다. 고마워하는 reaction이 서로를 즐겁게 한다.

 

밤중에 도착하느라 눈여겨보지 못했던 TIC-Campanhã라고 하는 시외버스 터미널은 우리의 지방 소도시 터미널을 그대로 닮았다. 이용객들은 적지 않아 보이는데 관광도시의 터미널이라고 하기에는 번화하지도 않고 편의시설도 빈약하다 투자가 되지 않는 것인가.

 

Lisboa까지 고속 직통이라던 버스가 여러 시골 마을들을 들러 들러서 간다. 그냥 시골 완행버스다. 올 때와 왜 다른 것인지. 그런데 나타나는 지역의 이름들이 재미있다. 거의 모두 성경에 등장하는 지명들이다. 심지어 Nazaret이라는 이름까지.

 

그러고 보니 이 길이 Santiago 순례 길의 일부이고 성모 마리아가 발현했다는 Fátima가 멀지 않은 곳이니 Catholic 성지의 한 가운데에 들어와 있는 셈이다.

 

갈 때는 3시간 남짓 걸린 길이 올 때는 4시간이 넘게 걸렸다. 알 필요는 없는 일이지만 이해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Lisboa의 Orient 버스터미널은 다시 보아도 어수선하고 지저분하다. 그래도 택시를 쉽게 잡을 수 있어서 다행이다.

 

Luzeiros라는 호텔의 Reception desk는 친절하지 않았다. 이번 여행 중에 이런 일은 없었는데. check in을 하려는데 앞의 손님의 일이 끝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눈도 마주치지 않는다.

 

서로 무슨 카드가 되니 안 되니 시답잖은 얘기하느라 10분을 세워두더니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는 인사 한 마디가 없다. 내 예약을 확인하는데도 한참을 헤매더니 남자 직원을 부른다. 그러고는 또 아무 사과가 없다.

 

한 마디 해줄까 하다가 집사람의 당부가 생각나서 꾹 참는다. 이 호텔 종업원들의 이런 불친절은 머무는 내내 식당 maid들에게도 그대로 이어졌다. 뭐지? 인종차별 버릇이 있는 호텔이었나? 서구 지역에 여행을 하자면 아직도 자주 겪는 일이긴 한데, 불쾌하다.

 

호텔의 위치도 썩 편안하지 않다. 시내로 나가려면 택시나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겠는데 일단 호텔 주변을 돌아보니 인근 지하철역까지는 상당히 걸어야 한다. 이것저것 살핀다고 살펴보고 예약을 했지만 역시 현지 사정을 인터넷에서 다 알 수는 없는 일이다.

또 참자. 여기까지 왔는데.

 

집에서 가져온 선식으로 저녁을 때우려면 Soy milk가 있어야 할 텐데 가까이에 편의점 하나가 보이질 않는다. 아픈 다리 끌고 편의점을 찾아 헤매느니 일단 오늘 저녁은 호텔 옆의 café에서 또 sandwich로 넘기기로 한다.

 

 

 

글·사진 /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이사장(경제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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