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8 (토)

  • 맑음동두천 13.3℃
  • 맑음강릉 22.5℃
  • 맑음서울 17.0℃
  • 맑음대전 14.5℃
  • 맑음대구 15.2℃
  • 맑음울산 15.7℃
  • 맑음광주 17.2℃
  • 맑음부산 16.5℃
  • 맑음고창 ℃
  • 맑음제주 17.6℃
  • 맑음강화 16.9℃
  • 맑음보은 11.8℃
  • 맑음금산 11.2℃
  • 맑음강진군 14.5℃
  • 맑음경주시 14.8℃
  • 맑음거제 16.9℃
기상청 제공

하석용 박사의 ‘스페인‧포르투갈 답사 여행’ ⑳ 답사일지(7월 19일)

  • 등록 2023.11.30 13:19:51
  • 14면

다시 전철을 타고 국철역으로 가서 Sintra행 기차를 탄다. Sintra는 Lisboa 인근에서 제1로 꼽는 관광지라고 한다.

 

자그마한 역에 내리자마자 차와 사람이 붐빈다. 온통 hop on hop off에다가 관광용으로 개조한 old fashion 승용차, 심지어 태국에나 있는 줄 알았던 ‘Tuk Tuk’까지. 일단 나의 공식대로 hop on hop off를 타기로 한다.

 

차 한 대도 가까스로 다닐 길을 대형 버스 hop on hop off가 용케도 빠져나간다. 그것도 꼬불꼬불한 야산의 언덕바지길을.

 

가이드북과 자료집에 의하면 Sintra에는 아름다운 성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내가 그 성들을 찾아 산꼭대기와 등성이를 헤맬 처지는 여러 가지로 아니다.

 

그 아쉬움은 먼발치에서 보고 자료집의 사진과 설명들로 대신할 수밖에.

 

사실 내가 Sintra를 꼭 보려고 한 큰 이유는 이곳에 Moor들이 지었다고 하는 산성이 있고 나는 우리나라의 산성답사를 할 만큼은 해보았다는 자부를 가지고 있는 처지이기도 하려니와, UNESCO 회원들과 산성 답사를 하면서 이러한 형태의 산성은 우리나라에 밖에는 없다고 강변을 해 왔기 때문이다.

 

지식이라는 것은 원래 잘못이 발견될 때까지만 유효한 것이니 수정해야 한다면 더 늦기 전에 수정해야 한다. 그런데 막상, 버스에서 내려 성 밑까지도 한참을 걸었는데 성을 올려다보니 제법 높은 산위에 있는데다가 그 길이도 상당해 보인다.

 

이 발로 갈 수 있을까. 본 것으로 만족하고 이쯤에서 접어야 하나.

 

그러나 결국, ‘언제 다시 올 수 있겠느냐’라는 감성이 현실적인 악조건을 누른다. 가보자 설마 무슨 큰일이야 나겠나.

 

Moor성(Castelo dos Mouros)

 

일찍이 이베리아 반도 남부 일대를 지배했던 Moor인들이 8~9세기경에 축성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755년 대지진으로 무너진 것을 1990년대의 복구 작업으로 오늘의 모습이 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성의 부재(部材)를 그대로 다시 사용한 때문인지 성체(城體)의 느낌은 20~30년 된 것 같지 않다.

 

역시 피란(避亂)과 농성의 기능을 우선으로 하는 우리의 산성과는 달리 전투용 산성으로 요새의 기능이 주 기능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Sintra의 성들

 

 

 

 

 

Sintra의 남다른 것이라면 결국 그들이 보전(保全)해온 남다르게 압도적으로 아름다운 궁성들과, Moor의 역사를 지우지 않고 보전해온 역사의 흔적이라고 할 수 있다. 거기에 좀 더 보태자면 여기에 소개하지 못한 아름다운 해변과 풍성한 삼림이 이 작은 도시를 남다르게 주목 받도록 만들고 있는 것이다.

 

글·사진 / 하석용 홍익경제연구소 이사장(경제학 박사)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