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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새해 연주회 테마 '지휘자와 작곡가' 새로운 도전!

홍석원, 최수열, 아드리앙 페뤼숑 등 10명 지휘자가 저마다 작곡가 조명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2024년 정기연주회 테마는 ‘지휘자와 작곡가’다. 홍석원, 최수열, 아드리앙 페뤼숑, 송유진, 이승원, 서진, 김건, 세바스티앙 랑-레싱, 마르틴 덴디벨, 가렛 키스트 10명의 지휘자가 한 해 동안 저마다의 위대한 작곡가를 조명한다.

 

시리즈의 포문을 여는 홍석원은 탄생 200주년 기념을 맞은 브루크너를 선택했다. 그가 지휘할 작품은 교향곡 제6번이다. 우리가 브루크너에게 기대하는 무게감을 기분 좋게 배반하는 이 곡은 맑고 상쾌하며 상상력이 풍부한 표현들로 가득하다. 콘체르토는 모차르트의 밝고 경쾌한 클라리넷 협주곡을 준비해 시리즈의 시작을 알리기에 탁월하다.

 

최수열은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한다. 브람스가 오스트리아 남부에서 휴양하며 작곡한 전원 교향곡이다. 매사 진중하고 심각했던 브람스와 어울리지 않는 사랑스러움은 자못 위트 있기까지 하다. 

 

아드리앙 페뤼숑은 드뷔시의 ‘바다’를 선보인다. 시시각각 변화하는 바다의 모습을 포착한 이 작품을 통해 트렌디하고 감각적인 프랑스인 마에스트로가 지휘하는 음의 물결로의 항해가 기다려진다. 그는 2024 교향악축제에서도 부천필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송유진은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4번을 택했다. 차이콥스키가 파경의 아픔을 겪고 도피성 여행을 떠난 중 작곡한 이 작품은 그의 심리만큼 드라마틱하게 요동치며 인간의 고독과 운명을 그리고 있다. 불같은 열정과 순수한 사명감으로 무장한 지휘자 송유진은 이러한 차이콥스키의 애상을 보듬는다.

 

최근 젊은 지휘자 사이에서도 훌쩍 도약한 이를 꼽는다면 이승원을 빼놓을 수 없다. 비올리스트에서 신시내티 심포니 수석부지휘자로, 과감하고 강단 있는 행보를 보여주는 그가 교향곡 제9번과 같은 스케일과 깊이를 가진 작품에 목말라 있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서진은 멘델스존을 뽑아들었다. 교향곡 제5번은 우아하고 투명하게 쌓아 올린 선율과 짜임새 있는 대위법으로 심포니의 정수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테크닉적 섬세함, 물러서지 않는 집요함. 꼼꼼하게 오케스트라를 살피는 그가 떠오르는 프로그램 선정이다.

 

시벨리우스는 김건이 꾸준히 조명하고 있는 작곡가다.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창원시향과 시벨리우스 교향곡 전곡 연주를 수행하고 있는 김건에겐 자연스러운 선택. 부천필과 선보일 시벨리우스는 그가 남긴 최초의 교향곡이자 기념비적 작품인 제1번이다.

 

앞서 차이콥스키의 애상을 보듬었다면, 이번엔 차이콥스키의 비창을 이야기한다. 오페라 ‘카르멘’의 아리아가 일부 차용되기도 한 교향곡 제6번으로 국립오페라단의 음악감독을 맡았던 세바스티앙 랑-레싱이 무엇보다 극적이었던 차이콥스키의 마지막을 무대에 올린다.

 

평생을 이방인으로 방황했던 그의 삶을 위로하듯, 노스탤지어를 그리는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이 한 떨기 들꽃을 바친다.

 

벨기에 출신의 마르틴 덴디벨과 시벨리우스는 번뜩이는 천재성으로 독일 국제 지휘자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혜성같이 등장했다. 그런 그가 한국에 첫 방문하여 첫 시도하는 시벨리우스 교향곡 제2번은 ‘New thing’ 자체로서 충분한 의미가 있다.

 

가렛 키스트는 차이콥스키 교향곡 제5번으로 시리즈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비극과 숙명을 말하는 이 작품은 지난날을 회고하며 우울에 잠겨있지만 끝내 먹구름 사이로 빛줄기가 드리우는 희망을 암시한다. 한 인물의 일생을 조감하듯 베버의 오베론 서곡과 브루흐 바이올린 협주곡 제1번은 선이 강하고 풍부한 선율로 서사를 풀어낸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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