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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구 박사의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 ⑭ 덕적면 소야도 자연산 굴

  • 등록 2024.02.04 13:26:23
  • 14면

“인천에서 음식점이나 사람들이 먹는 덕적굴은 원래는 소야도에서 나온 굴이지. 덕적면 소야도에서 나온 굴이 크기는 작지만 맛이 제일 좋아.” (덕적면 소야도 김경순 씨)

 

 

굴은 영양이 풍부해 세계 여러 지역에서 소비되고 있는 어패류의 한 종류이다.

 

굴은 우리나라 선사시대의 패총에서 출토 되는 것을 보면 식용으로 이용된 역사는 매우 오래됐다. ‘동국여지승람’에도 전국의 토산물로 기록돼 있는데 우리 조상들이 즐겨 먹던 식품이었다.

 

굴에는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고 한다. 비타민A·B1·B2·B12, 철분, 망간, 요오드, 인, 칼슘, 아연 등이 많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 나는 굴의 종류는 참굴·바윗굴(石花)·벚굴 등이 있다. 

 

참굴은 양식 종으로 많이 쓰인다. 벚굴은 강에서 서식하는 강굴이라고 부르며, 벚꽃 철인 봄이 제철이라서 벚굴이라고 부른다. 섬진강 등 하구의 기수역(강물이 바다로 들어가 바닷물과 서로 섞이는 곳)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서 굴은 1897년 원산 만에서 처음 양식됐다.

 

굴 양식은 남해안의 수하식과 서해안 갯벌에 넓적한 돌을 적당한 간격으로 던져놓는 투석식, 그리고 그물망에 종패를 넣고 평상 위에 올려놓아 키우는 수평망식이 있다.

 

이중 수하식 양식산 굴의 경우는 24시간 영양분을 섭취하기 때문에 빨리 성장한다. 반면에 바위에 붙어 서식하는 자연산 굴은 조수간만으로 인해 공기 중에 노출되는 동안은 영양분을 섭취할 수 없어 성장이 느리다.

 

일반적으로 수하식 양식산 참굴 보다는 조간대의 갯벌에서 나는 자연산 참굴류나 투석식, 수평망에 넣어 양식한 굴이 풍미 면에서 더 좋다고 알려져 있다(이영 만외, 양식산 및 자연산 굴의 성분 특성, 한국수산과학지, Vol.45, No.6, 2012).

 

자연산 굴과 양식 굴은 외형으로 구분하기 쉽다. 자연산은 바닷물에 침수되고 공기에 노출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파도에  휩쓸려 가지 않게 껍데기가 얇고 물결무늬가 있다. 양식 굴은 계속 바닷속에 머물기 때문에 자연산에 비해 대체로 일정한 타원형을 띠고 크게 자란다.

 

인천 앞바다에서는 자연산 굴이 많이 나오고 주로 겨울철에 즐겨먹는다.

 

인천 섬에서 나오는 자연산 굴은 양식 굴 보다 크기는 작으나 맛이 좋아 생(生)으로 먹거나 미역국이나 각종 찌게에 넣고 끓여먹거나, 굴전, 굴 무침 등으로 즐겨 먹는다.

 

특히 자연산 굴 중에서 일명 덕적굴로 알려진 굴은 원래 덕적면 소야도 굴이다.

 

소야도는 자월도와 덕적도 본섬 사이에 있으며 옛날 당나라 소정방이 백제를 정벌하기 위해 함대를 이끌고 소야도에 정박했다고 전한다.

 

전국의 바다 갈라짐 명소 3곳 중 하나이다.

 

소야도와 덕적도, 자월면 소이작도 사이 바다를 일명 반도골이라 부른다. 이 반도골은 대형 민어나 고기를 많이 잡은 황금어장으로 알려져 있다.

 

소야도에서는 보통 10~3월까지 바다물의 조석간만이 차이가 있는 5-12물 사이에 바다물이 빠지면 도구를 이용해 자연산 굴을 딴다.

 

소야도가 고향이면서 현재 살고 계시는 김경순 할머니에 의하면, 옛날에 추운 겨울에 소야도 굴을 따서 배를 타고 인천으로 나가 수인선 협궤열차를 타고 경기도 고잔, 야목, 안산 까지 가서 굴을 다라에 이고 걸어 다니면서 쌀과 물물교환 했다고 한다.

 

 

지금도 겨울철 조석간만이 차이가 있는 사리 전후(조수간만의 차이가 가장 큰, 매달 음력 15일과 음력 30일) 인천 연안부두 어시장 주변, 화수동 지역, 신포동 음식점 등에서 덕적굴을 판매하고 있는데 대부분이 소야도 자연산 굴이다.

 

겨울철이면 신포시장 식당이나 신포주점에서 판매하는 생굴이나 굴전을 먹으러 지인들과 가곤 한다. 최근 소야도 덕적굴의 구입이 여의치 않자 승봉도 나 자월도 자연산 굴을 사용하고 있다.

 

결혼 초에 자월도 아주머니가 대야에 굴을 이고 와서 처가 집에 들러 자월도 굴을 판매하곤 했다.

 

굴을 보면 그때 처가 집에서 준 자월도 자연산 굴이 맛이 좋았던 기억과 대야에 굴을 이고 다니시던 자월도 아주머니 얼굴이 떠오르곤 한다.

 

승봉도 낚시 갈 때 자연산 굴을 미리 주문하면 후배 어머님이 양푼에 굴을 담아 준다. 양푼에 있는 자연산 생굴에 간장을 넣고 숟가락으로 마구 퍼먹는 생굴의 맛은 초고추장 넣은 생굴보다 감칠맛이 더 난다.

 

얼마 전 연평도 굴을 사서 먹은 적이 있다. 소야도 굴보다는 크기가 크지만 연평도 굴 맛도 아주 좋았다.

 

 

지금은 소야도 자연산 굴은 몹시 귀한편이다. 주문해도 구입하기가 어렵다. 대부분 소야도 할머니들이 자연산 굴을 따는데, 사리 전후에나 가능하며 굴을 따는 사람들이 적고 할머니들은 눈이 어두워져서 굴 따기가 어렵다고 한다.

 

비위가 약하거나 장이 안 좋은 분들은 생굴 보다는 굴 찌개로 먹거나 굴전으로 먹으면 좋다.

 

겨울이 가기 전에 신포주점에서 생굴과 굴전에 막걸리 한잔 하면서 맛있는 인천 섬 이야기는 어떨까.

 

 

글 : 김용구 센터장(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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