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정당에게 색깔은 중요한 정치적 무기다. 정당의 정체성임과 동시에 국민들에게 강렬한 존재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선거에서도 정당의 색깔은 중대한 요인 중 하나로, 후보 대다수가 정당의 색깔이 물든 옷을 입고 선거운동에 나서는 게 일반적이다.
대표적으로 거대 양당인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상징색은 각각 빨강과 파랑이다.
하지만 색깔의 틀을 깬 후보들의 모습도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선거 운동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예비후보 등록사진이 대표적이다.
예비후보들은 본선 확정 전까지 같은 당에서 경쟁을 해야 하는데, 같은 색깔을 지닌 경쟁자들 속에서 자신만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다.
또 정당 색깔과 상관없이 국민들이 편안하고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사진을 일부러 고르기도 한다.
14일 기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국민의힘‧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사진 중 정당 색깔과 다른 색깔의 옷을 입은 인물은 모두 15명이다.
이중 국민의힘 소속 예비후보들이 10명으로 가장 많다.
먼저 동구미추홀구갑 심재돈 예비후보는 파란색 셔츠를 입은 사진을 중앙선관위에 등록했다.
심 예비후보는 검사 출신 변호사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부장검사를 지냈으며,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한동훈 비대위원장과도 같은 수사팀에서 근무해 대표적인 친윤 인사로 불린다.
연수구갑 이영자 예비후보는 짙은 회색 목폴라에 검은 정장 재킷을 입은 사진을 등록했다.
이 예비후보는 인천대 겸임교수 출신으로, 최근까지 인천논현중에서 기간제교사로 일하기도 한 교육계 인사다.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 비례대표에 지원하기도 했다.
연수구을 백대용 예비후보와 서구갑 윤지상‧박상수 예비후보는 짙은 남색 계열의 넥타이를 맨 사진을 등록했다.
변호사 출신인 백 예비후보는 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연구위원을 거쳐 인천시 뉴홍콩시티 자문단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다. 지금은 인천시 법률고문을 맡고 있다.
윤 예비후보는 4대 서구 의원과 5대 인천시의원을 지냈고, 박 예비후보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영입1호로 학교폭력 피해자 전문 변호사로 활동했다.
연수구을 김진용 예비후보와 서구갑 서정호 예비후보는 정장을 입었지만 넥타이를 매지 않은 사진을 등록한 점이 눈에 띈다. 김 예비후보는 5‧7대 인천경제청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에는 민선8기 유정복 인천시장 인수위원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서 예비후보는 제8대 인천시의원을 지냈으며,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인천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초록색 넥타이를 맨 사진을 등록한 계양구갑 이수봉 예비후보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예비후보는 1980년대 노동운동에 투신했으며, 민생당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서구을 양병현 예비후보는 줄무늬 셔츠를 입은 사진을 등록했다. 양 예비후보는 2030부산월드엑스포범시민서포터즈 인천시협의회장, 인천산업진흥협회 고문 등을 역임했다.
서구을 염광호 예비후보는 검은색 계열에 무늬가 있는 넥타이를 맨 사진을 등록했다. 염 예비후보는 배우 출신으로, 제20대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본부 문화예술특보를 지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정당 색깔과 다른 색의 옷을 입은 예비후보는 5명이다.
동구미추홀구갑 손호범 예비후보가 와이셔츠에 회색 계열의 겉옷을 입은 사진을 등록했다.
현대제철 인천공장에 재직 중인 손 예비후보는 전국금속노조 인천지부 현대제철지회 홍보부장과 교섭대의원 등을 역임했다.
남동구을 이병래 예비후보가 등록한 사진은 빨간 계열의 넥타이를 맨 모습이다. 이 예비후보는 제8대 인천시의원을 지냈으며, 2022년 지방선거에서 남동구청장에 출마하기도 했다.
부평구갑 노현진 예비후보는 검은색의 셔츠와 정장재킷을 입은 사진을 등록했다. 노 예비후보는 지역구 현역인 이성만 무소속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다.
부평구갑 홍미영 예비후보와 서구을 허숙정 예비후보는 흰색 셔츠에 검은색 정장재킷을 입은 사진을 등록했다.
홍 예비후보는 민선 5‧6기 부평구청장부터 2‧3대 인천시의원을 거쳐 제17대 국회의원까지 지냈다.
지난해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최강욱 전 의원의 비례대표를 승계 받은 허 예비후보는 육군보병 여군장교 46기 육군 중위 출신이기도 하다. 서구는 갑‧을에서 갑‧을‧병으로 선거구가 구분될 전망인데, 허 예비후보와 검단신도시가 포함된 서구병 출마가 예상된다.
[ 경기신문 / 인천 = 박지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