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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광범의 미디어비평] 야구팬을 분노케 하는 KBO와 언론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지난 토요일(9일) 시작됐다. 시범경기임에도 한화와 삼성이 맞붙은 대전구장 주말 입장권이 이틀 연속 매진됐다.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던 2015년 3월 7일, 8일 이틀 연속 연습경기 매진 이후 9년 만이다. 류현진이 한화로 복귀한 점이 큰 이유지만, 다른 구단들도 팬들을 설레게 하는 요인들이 넘쳐난다. 


LG는 29년 만에 우승한 여세가 하늘을 찌른다. 지난해 도루가 가장 많았던 팀이다. 바뀐 야구 규정의 최대 수혜팀이 될 전망이다.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니는 기아는 2017년 우승했을 때에 버금가는 타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롯데는 21세기 최고 명장 김태형 감독이 취임했다. 수원과 경기도를 연고로 한 KT는 안정된 투수력과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을 발판으로 우승이 가능한 팀으로 평가받는다.   


시범경기지만 프로야구 기사를 전하는 일부 기자들의 검증 없는 기사가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객관성은 없고 흥분만 있다. 9일 시범경기 한화-삼성전을 보도한 KBS스포츠 뉴스는 입장권 뒷거래가 네 배까지 치솟았다는 한 관중의 인터뷰를 검증 없이 내보내기도 했다. 공영방송 KBS가 들뜬 취재원 한 사람의 말을 사실확인 없이 그대로 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올해 프로야구는 규칙이 크게 변한다. 혁명이다. ‘로봇 심판’과 ‘피치 클락’이 그 일부다. 볼과 스트라이크 판정을 로봇이 한다. 심판은 로봇의 판단을 전달만 한다. 투수는 일정 시간 안에 던져야 한다. 출루한 주자 견제구는 3회로 제한한다. 판정시비를 없애고 경기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다. 그 이면에 광고주의 호감을 사려는 의도도 담겼다. 야구팬이라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내용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팬들을 분노케 하는 야구 중계 시청 방식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허구연)는 야구팬을 돈벌이 수단으로 전락시켰다. 연평균 220억원을 받던 중계권료를 450억원을 내겠다는 티빙의 최대 주주 CJ ENM에 넘겼다. 무려 105%가 인상된 폭리를 취했다. 댓가는 처절했다. 티빙은 모바일로 시청하는 팬들에게 월 5500원에서 9500원의 이용료를 받겠다고 했다. 이런 이면을 폭로하는 언론은 거의 없다.  


한 야구팬의 블로그 글이 정곡을 찌른다. “외출 중이거나 여행 가서 스마트폰을 이용해서 정말 편하게 봤는데, 큰일이여요. 티빙에 가입해야 프로야구 시청이 가능해요. 너무 슬퍼요” 


팬들을 화나게 하는 건 KBO뿐만이 아니다. 지난 6일 뉴스1은 이런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KBO리그 중계 유료화 시대, 프로야구 한 단계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거의 모든 언론보도가 이랬다. 언론의 눈엔 KBO와 구단 관계자들 밖에 없었다. 


KBO는 팬이 존재기반이다. 언론은 시청자와 독자가 생명줄이다. 그들을 외면하는 건 뿌리를 자르면서 잎이 무성하기를 바라는 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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