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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집 뒤뜰서 썩어가는 토끼들…내다버린 ‘생명존중 교육’

교육기관, 동물보호법 어긴 채 토끼양육…생명존중 인식 저해
지난 2022년 군포서 교육기관서 유기토끼 70마리 발견되기도
전문가, “동물업체 불러 조치하는 등 대안 필요”

 

어린이집 등 교육기관에서 토끼를 기르다가 유기하거나 학대·방치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어 유아들이 배워야 할 생명존중 인식이 교육적으로 저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의 습성에 맞게 사육하고 보호해야 한다는 동물보호법을 어긴 채 토끼를 양육하며 생태학습 등을 진행한다면 오히려 아이들에게 그릇된 동물보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것이다.

 

11일 오전 수원시 광교 소재 A 어린이집 뒤뜰, 토끼는 자기 몸의 겨우 3배 정도 되는 좁은 뜬장 안에서 가림막으로 막힌 벽 사이로 밖을 응시하고 있었다.

 

사육장 밑에는 제대로 치우지 않은 배설물이 쌓인 채 말라붙어 있었고, 식수를 배급하는 물병은 사육장에서 멀리 버려진 채 먹이로는 과일껍질만 배급된 상태였다.

 

인근 주민 B씨는 “몇 개월 간 살펴 봤는데 좁은 사육장에 토끼를 가둬둔 채 과일껍질만 던져주고 물도 안 주는 것 같다”며 “아이들이 동물을 대하는 관점을 어떻게 배울 수 있을지 심히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동물보호법상 반려동물의 양육자는 동물 그 자체의 습성에 맞게 사육하고 보호해야 하지만, 이를 어긴 채 토끼를 기르는 교육기관들이 생겨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지난 2022년 7월에도 군포 수리산에서 유기한 토끼 40마리가 발견됐는데 해당 토끼들은 서울의 한 초등학교에서 기르던 것으로 확인되며 논란이 불거진 바 있다.

 

서동용 더불어민주당 의원(순천·광양·곡성·구례을)이 각 시도교육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의 유·초·중·고·특수학교 중 총 1947개교에서 17만 2760마리의 동물을 기르고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학교급별로는 유치원이 동물 사육을 가장 많이 하고 있었으며, 이후 특수학교와 초등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순이었다. 사육하는 포유류 중에서는 토끼의 비율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전문가들은 생태학습, 생명존중, 동물보호 교육 등을 명목으로 토끼 등 소동물을 사육하는 교육기관은 교육적 차원에서 관리감독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 유아교육 전문가는 “아이들에게 교육기관에서 기르는 동물들이 방치되는 환경을 보여준다면 생명을 존중하는 인식을 길러줄 수 없어 교육적으로 좋지 않다”며 “전문업체를 불러 관리하는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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