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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무브에 시중은행 파킹통장 열전...저축은행·인뱅 밀리나 

5대 은행, 한 달 새 요구불예금 34조 원 증가
은행들, 고금리 파킹통장으로 수신 예치 경쟁
저축·인터넷은행, 금리 떨어지며 경쟁력 악화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가 떨어지고 주식·코인 등 투자시장의 분위기가 살아나면서 투자처를 정하지 못하고 대기하는 자금이 한 달 새 30조 원 이상 증가했다. 이를 유치하기 위한 은행권의 고금리 파킹통장 경쟁도 치열해지면서 기존 파킹통장 강자였던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의 매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요구불예금(수시입출식예금 포함) 잔액은 647조 8882억 원으로 한달 새 33조 6226억 원 늘었다. 이는 17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한 것으로 전월에도 23조 원 이상 증가한 것을 감안하면 요구불예금은 두 달 새 55조 원 넘게 늘어났다. 

 

요구불예금은 보통예금, 급여통장 등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으로 '투자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단기 자금을 묶어두는 파킹통장(수시입출식예금)도 포함된다.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비해 금리는 낮지만,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꺼내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투자 전 돈을 임시로 보관하는 용도로 주로 쓰인다.

 

요구불예금의 증가세는 은행 예·적금이 아닌 다른 투자처를 찾는 자금이 그만큼 늘어났다는 의미다. 최근 시중은행의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반면, 주식시장 및 대체자산(금·가상자산) 시장이 활황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하반기부터 한국은행이 본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만큼, 이러한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아울러 지난달 청년도약계좌의 대구모 만기가 도래하며 묶여있던 돈이 대거 풀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금리 매력도가 떨어지자 예·적금에서 빠져나온 금액 중 상당 부분이 투자 대기를 위해 요구불예금으로 이동한 것. 실제로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873조 2671억 원으로 전월 대비 12조 8740억 원 줄었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높은 금리의 파킹통장 상품을 출시하고 특판을 진행하는 등 활발한 수신영업에 나서고 있다. SC제일은행은 이달 말까지 영업점을 통해 MMDA(시장금리부 수시입출식예금)에 3000만 원 이상 가입(최대 20억 원)하는 첫 거래 고객에게 최대 60일간 매일 잔액에 대해 연 3.5%의 특별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급여이체자 선착순 30만 명에게 최고 연 3%의 금리를 제공하는 '달달 하나 통장'을 출시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일 청년희망적금 만기 수령금을 일시납입한 고객에게 최대 연 5%의 금리를 제공하는 ‘신한 청년도약플러스 적금’을 출시했다.


반면 시중은행보다 앞서 고금리 파킹통장을 선보이며 예금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던 저축은행과 인터넷은행들의 존재감은 떨어지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애큐온저축은행은 11일부터 플러스자유예금의 금리를 0.2%포인트(p) 낮췄다. 저축은행업계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출을 축소할 뿐 아니라 예금 금리를 내려 예대마진 확보를 통한 수익성 개선작업을 진행 중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도 지난 9일 생활통장의 300만 원 이하 예치금에 대한 최고금리를 연 3%에서 2%로 1%p 내렸다. 생활통장과 연계된 모임통장의 금리도 함께 떨어졌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과 가상자산 시장의 수익률이 오르면서 투자시장으로의 머니무브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시중은행의 적극적인 파킹통장 마케팅에 인터넷은행이나 저축은행 상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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