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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앞에서] 컬트에 의한 사적 검열의 가능성

 

트위터에서는 하이브도, BTS도, 천공도, 심지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이미 단월드가 되어 있다. 국내외의 팬덤에게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대형 엔터테인먼트가 특정 컬트의 신조를 콘텐츠 속에 숨겨 배포해 왔다는 음모론은 좀처럼 믿기가 어렵다. 그러나 이런 '음모론'을 주장하는 이용자들의 글이나 댓글이 실시간으로 삭제되고 있다는 제보들이 있는데, 실제로 있을 법한 일이고, 그래서 걱정이다.

 

우리 인터넷 세상은 기울어진 운동장이다. 정보게재자의 권리가 쉽게 경시될 수 있다. 정보서비스제공자는 적극적인 재량 행사를 회피할 수 있다. ‘힘 있는 자’들은 권리침해를 주장하기만 하면 자기가 보기 싫은 글을 남들도 보지 못하게 만들어 버릴 수 있다. 특정 컬트가 사적 검열을 하려고 든다면 전혀 어렵지 않은 구조다.

 

언론피해자들의 권리를 더 잘 보장한다는 명분으로 언론의 자유를 제한하고 축소하는 방향으로 게임의 룰을 바꿀 때마다, 온갖 종류의 “사이비”들이 제일 먼저 달려들어 새로운 게임의 룰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사태의 일면이지만, 진실이다. 언론피해를 더 잘 구제하기 위해 만들었다는 법들이 ‘닫힌 사회’에 갇혀 신음하고 있는 숨은 피해자들을 찾아내 구원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 단계부터 꺾어버리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사태의 일면이지만, 진실이다.

 

종교적 “열심당”들이 “언론통제”의 수단들을 누구보다도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한 해 1만 건이 넘는 반론보도신청으로 언론중재위원회의 업무를 마비시켰던 것은 구원파였다. 윤석열 정부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고 심의전담센터를 출범했더니 가짜뉴스 신고사례 중 1등을 차지했던 것은 JMS였다. 헌법재판소는 민사소송법의 ‘해석’으로 사전방영금지가처분을 인정하더라도 검열금지원칙 위반이 아니라고 결정했는데, 그 전제가 된 사건의 당사자가 만민중앙교회였다. 헌법재판소는 권리침해주장자가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로 하여금 임시조치를 하게 할 수는 있지만 정보게재자의 이의제기권이나 복원권은 인정하지 않은 정보통신망법은 위헌이 아니라고 결정했는데, 그 전제가 된 사건의 당사자 중 하나가 신천지였다.

 

자유로운 표현을 위축하는 법적 제재수단을 신설하거나, 강화하거나, 유지하는 결정은 “일부” 반사회적인 컬트의 사적 검열에 힘을 실어주는, 아마 정책결정자가 의도하지 않았을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 정보의 바다에서 준수해야 할 규칙을 제정하거나 창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반론과 반박과 토론의 활성화가 아니라 더 많은 금지와 삭제와 차단과 징계와 징벌부터 제안할 때마다 걱정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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