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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진 칼럼] 정부와 문화, 따로 논다.

 

세상이 점점 더 일본사회를 닮아 가려는 것처럼 보인다. 일본은 자민당 보수 정부가 장기 집권을 하면서 정치사회 구조와 국민들의 삶이 유리돼 온 역사를 갖는다. 사람들은 말한다. 일본 사람 개개인은 조용하고 선한 사람이 많은 데다 매력적인 문화 양식이 많이 발전했음에도 정치 사회의 상부 구조는 여전히 군국주의적 사고 방식에 의해 지배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독도 문제에 대해, 강제 징용 문제에 대해, 난징 대학살이나 관동지진 때의 조선인 학살 문제에 대해 그들, 일본 정부나 사회의 상층부는 여전히 침묵하거나 거짓으로 강변하기 일쑤이다. 그래서 여전히 우리와 주변 국가들로 하여금 일본을 가상의 적으로 간주하게 하고 그들 일부를 적대시하게까지 만든다. 한일 축구나 한일 야구 경기에 과도한 응원 열기가 모아지는 이유이다. 이번 네이버 라인 사태만 봐도 그렇다.

 

한국 사회도 요즘 정치사회적 이슈와 문화적 현상에 깊은 골이 생기고 있다. ASEAN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 유럽의 나라들, 중남미 사람들에게서는 한국 문화에 대해 일종의 존경심까지 생기고 있다. 그들은 앞다투어 한국 영화제를 만들거나 자신의 영화제에 코리안 섹션을 신설하기도 한다. 이탈리아 우디네 영화제가 그렇고 피렌체 한국영화제, 런던 동아시아영화제, 상 파울로 한국영화제 등등이 그렇다. 베트남 호치민국제영화제는 아예 부산 국제영화제를 벤치마킹 한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의 김동호 전 이사장이 호치민 영화제의 자문위원장으로 전체 행사의 초기 세팅을 지원했다. 현재 성황리에 열리고 있는 제77회 칸영화제에는 다소 논란이 있긴 하지만, 김동호 전 이사장의 영화 업적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소년, 동호’가 칸 클래식 섹션에 초청돼 있다. 역시 비경쟁 부문인 미드나잇 섹션에는 류승완 감독의 ‘베테랑2’가 나가 있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의 감독 조지 밀러는 지난 달 22일 있었던 ‘푸티지 상영회(영화 기자 등 소규모로 선정된 관객들을 대상으로 영화 일부만 공개하는, 일종의 마케팅 행사.)’로 내한했을 때, ‘한국 영화의 진짜 파워는 영화제에서 온다. 세계에서 최다의 영화제를 가진 나라가 한국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정작 지금의 집권 여당은 국내 지원 영화제를 40개에서 10개로, 무려 30개나 중단시켰다. 문화적 기류와 그것을 운영하는 정치사회적 주체가 완벽하게 따로 노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문화계, 영화계 인사들은 지금의 정부가 전혀 예술적이지 않되 일부 미술 전시 정도에만 관심을 보일 뿐이라며 비판 섞인 눈으로 바라 보고 있다. 이런 식이라면 한국의 영화와 문화는 2~3년 안에 급격하게 후퇴하고 퇴행하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지금의 정부가 ‘전혀’ 신경 따위 조차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문화계, 특히 영화계는 상당 수의 좌파에 의해 장악돼 있는 분야인 만큼 차제에 좀 정리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처럼 느끼게 한다. 최근의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위원들 교체, 인사가 대표적인 사례라는 것이다.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DJ 대통령의 문화적 화두는 전설이 된 지 오래이다. 지원은 끊되 간섭은 철저하게 해야 한다,가 새로운 모토인 세상이다. 심히 걱정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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