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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시외압 의혹 시점 국방장관과 통화한 윤대통령이 직접 해명해야 한다

‘VIP격노설’ 이어 이종섭과 네 차례 통화 사실 드러나 의혹 증폭

  • 등록 2024.05.31 06:00:00
  • 13면

지난해 8월 21일 이종섭 전 국방장관은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했다. 이 전 장관은  '대통령실로부터 채 상병 사건과 관련해 문자를 받거나 메일을 받은 게 없냐'는 국방위원의 질의에 "문자나 전화를 받은 것이 전혀 없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이 보다 앞선 8월2일 윤 대통령이 개인 휴대전화로 우즈베키스탄 출장 중인 이 전 장관에게 세 차례나 전화한 사실이 밝혀졌다. 통화가 이뤄진 8월 2일은 박정훈 전 수사단장이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지시에 반해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북경찰청에 이첩한 날이다. 두 사람의 첫 번째 통화 후 박정훈 대령은 보직 해임 됐다. 또한 국방부는 이 날 경찰에 이첩된 수사기록을 회수했다. 윤 대통령은 8월 8일 아침에도 이 전 장관에게 전화했다. 총 네 차례의 통화가 확인된 것이다.

 

이 전 장관은 그동안 대통령실과의 협의 자체를 부인해 왔으나,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의 항명죄 재판을 관할하고 있는 중앙군사법원의 통신사실조회로 진실의 일부가 밝혀진 것이다. 이 전 장관측은 당혹해 하면서도 대통령과의 통화에 대해 채 상병 사건과 무관하다는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그러나 무슨 내용의 통화였는지에 대해서는 말을 못하고 있다. 당시 채 상병 사망사건이 국방부는 물론 국가적으로도 가장 큰 이슈였는데, 대통령이 자신의 휴대전화로 국방장관과 네 차례나 통화를 하면서 이 문제를 언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대통령과의 통화 뿐만이 아니다. 이 전 장관은 지난해 7월 28일부터 8월 9일까지 대통령실 고위관계자 및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 등과 40여 차례의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이 중에서 30회가 8월 2일 오후 3시 이후다. 윤 대통령이 이 전 장관과 세 차례 통화한 직후다. 윤 대통령이 사태 수습을 위해 직접 나선 형국이다. 윤 대통령과 이 전 장관의 통화 후 대통령실을 필두로 범정부적 차원에서 매우 긴박하게 움직였다고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 추론이다. 이 기간에 이 전 장관은 해병대 수사단의 수사기록 경찰 이첩을 보류하라고 지시했고, 국방부 검찰단이 박 대령이 이첩한 수사기록을 회수했으며, 채 상병 사망사건 재검토 착수가 이뤄졌다.

 

국정원장 출신인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이쯤되면 조직적인 수사 외압 및 은폐"라고 주장했다. 속속 밝혀지는 진실에 비추어 볼 때 합리적 의심이다. 여러 가지 정황과 증거에 의해 대통령이 수사외압 의혹의 중심에 서게 됐다. 이제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설명해야 한다. 공수처가 ‘VIP격노설’을 뒷받침할 증거와 증언을 확보했고, 중앙군사법원이 통화사실을 밝힌 이상 대통령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사태 해결이 불가능한 지경까지 온 것이다. 

 

충직한 젊은 해병대원이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다 순직한 사건에 대해 대통령과 정부가 왜 이렇게까지 진실을 감추는지 이해 할 국민은 없다. 윤 대통령은 특검법에 대한 거부권만으로 이 상황을 모면할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국민이 분노하고 있고,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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