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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위기에 빠진 자영업자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할 때

박종효 남동구청장

  • 등록 2024.06.03 14:16:55
  • 14면

얼마 전 법정 교육인 식품위생 교육 참석을 위해 구청을 방문한 일반음식점 영업주 분들의 표정이 하나같이 어두웠다.

 

외식 물가 상승률이 34개월째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웃돌고 있고, 고금리 고물가가 지속되며 웃을만한 상황이 아닐 것이다. 벼랑 끝 위기로 내몰리는 자영업자들을 위해 무엇이라도 해야 할 때다.

 

최근 발표된 자영업자 대출과 연체자 현황 자료는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얼마나 극에 달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신용평가기관 나이스(NICE) 평가정보에 의하면 지난 3월 말 기준 335만 9590명의 개인사업자가 총 1112조 7400억 원의 대출을 안고 있다고 한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하면 대출자와 대출 금액이 각 60%·51% 늘어난 수치다. 그야말로 폭증 수준이다.

 

더 큰 문제는 3개월 이상 빚을 연체하고 있는 ‘상환 위험 차주(대출자)’의 대출 규모가 코로나19 이전 15조 6200억 원에서 31조 3000억 원으로 2배 이상 급증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들의 한계 상황은 폐업률로 벌써 나타나고 있다. 핀테크 기업 핀다의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외식업체 5곳 중 1곳이 문을 닫았다.

 

총 81만 8867개 업체 중 폐업한 업체가 17만 6258개로 폐업률은 21.5%에 달했다. 코로나19가 가장 심했던 2020년 9만 6530개와 비교할 때 무려 82.6%나 급증한 수치다.

 

그동안 정부 정책은 고금리로 어려움을 겪는 자영업자들의 금리 부담을 줄이기 위한 대출 지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물론, 당장의 급한 불을 끄기 위한 저금리 대출 지원책도 분명 필요하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자영업자들의 매출 증대를 위한 가계 소비 활성화 등의 자영업 환경이 개선돼야 한다.

 

공공기관에서부터 어려움을 분담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협력과 상생의 노력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우선, 공직자부터 작은 노력이라도 시작하자. 현재 우리 남동구청 구내식당은 일 평균 약 400명의 직원이 이용하고 있으며, 2020년 2월부터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을 의무 휴업일로 지정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연장선으로 매주 1회 ‘외식하는 날’ 권장 캠페인을 검토하고 있다. 공직자들의 자발적 동참을 통해 지역식당을 비롯한 상권 활성화를 돕는 민관 상생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자 한다.

 

장기적으로는 구내식당의 의무 휴업을 주 1회로 늘리면 매달 1200명 이상의 인원이 추가로 지역식당을 이용하게 된다. 자영업자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이 공무원의 정액 급식비를 현실에 맞춰 조정하는 일이다. 새내기 공무원들을 포함한 모든 공무원의 급식비는 2020년부터 14만 원 (7천 원·1식)으로 동결 중이다.

 

올해 4월 기준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외식 물가 상승률은 3.4%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3.1%)보다 0.3%p 높았다.

 

직장인 점심값이 평균 1만 원 시대에 돌입한 지도 오래다. 치솟는 물가에 지역식당 대신 구내식당이나 편의점을 찾는 젊은 직원들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런 악순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정액 급식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 전체 공무원을 대상으로 현실화하기 어렵다면 지원의 차등을 둬 상대적으로 급여가 적은 저연차 직원들만이라도 현실에 맞는 급식비를 지원해야 한다.

 

급식비 현실화는 비단 직원들의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 상권의 활성화라는 파급 효과도 기대해볼 수 있다.

 

나아가 대기업을 비롯한 구내식당을 운영하는 민간 기업도 상권 활성화를 위해 의무 휴업일 확대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는 전체 취업자 중 24%, 4명 중 1명이 자영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OECD 주요국 34개국 중에서도 자영업자 비중이 7위로 굉장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자영업자의 위기가 곧 대한민국 전체의 위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우리 경제의 실핏줄이자 근간인 자영업자의 현재 위기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위기의 자영업자, 지역 상권을 살리기 위한 협력과 상생의 노력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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