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돌보지 않는 소외된 아이의 인생에 치유의 등불을 비춰주는 정책이 있다. 바로 경기도교육청의 ‘교육복지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지난 2009년부터 도내 모든 교육지원청에서 운영되고 있다. 경기신문은 저소득층, 한부모가정 등 학교생활이 어려운 위기학생을 발굴해 알맞은 복지서비스를 연결해주는 ‘위기학생의 나침반’, 경기도교육청의 교육복지사업을 톺아본다. [편집자 주]
이천교육지원청은 교육복지사업을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과 교육복지안전망 두 개의 꼭지로 나눠 진행하고 있다.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은 사업학교‧연계학교‧희망교실 학교에서 교육복지사업이 내실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교육복지안전망은 교육복지우선지원사업 사업학교 외의 모든 학교의 학생들과 교사들을 대상으로 지역복지 자원을 연계한다.
이천교육지원청은 업무 담당자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해 업무에 대한 부담감을 덜고 서로 간의 경험을 공유할 수 있도록 사업 운영 초기에 정담회를 진행한다.
또 학생의 건강한 성장과 학교생활을 돕기 위해 교육복지사업을 펼칠 때 학생 개별마다 갖고 있는 문제가 다양한 점을 고려해 개별 맞춤형 지원을 중점으로 둔다.
이어 대상 학생의 담당교사들과 먼저 소통한 후 학생을 되도록 직접 대면해 학생의 욕구가 충족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아울러 경제적인 어려움은 물론 심리·정서적으로 어려운 학생들에 대한 사례관리를 통해 정서적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병원비부터 입원비까지 지원
A양은 한부모‧다문화가정 자녀로 부친이 사망하면서 시골집을 상속받아 공공재 지원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모친은 한국말이 서툴러 국적을 취득하지 못하고 자녀 양육에 어려움이 있어 A양은 고령의 조모와 생활하고 있었다.
그녀는 학교에서 실시하는 정서행동검사에서 ‘관심군’으로 분류돼 주기적인 상담을 진행하던 중 이상 징후가 발견돼 병원에 입원하게 됐다.
또 유산으로 상속받은 집으로 인해 관할 읍면동에서 지원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 입원비에 대한 부담감이 커 교육복지안전망으로 의뢰됐다.
이천교육지원청은 A양을 관할 읍면동에 연락해 지원 방법을 문의했고 밀알복지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구했다.
이어 후원비를 통해 병원비를 부담하고 교육복지안전망을 연계해 입원치료를 받게 했다.
교육복지 담당자는 “A양을 교육복지안전망에 신청했던 교사를 만나 ‘A양이 학교에 잘 적응한다’는 좋은 소식을 전해 들었다”며 “학생과 보호자, 담당교사뿐만 아니라 관리자들에게도 귀감과 도움이 됐던 사례다”고 평했다.
◇열악한 생활에 아낌없는 후원
평소에도 우울감과 무력감이 있는 B군은 다문화‧한부모 가정으로 부친이 갑자기 사망해 고령의 조모와 질병이 있는 형과 생활하게 됐다.
이천교육지원청은 B군을 도울 방법을 모색하던 중 민-관 연결체인 이천시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서 진행하는 통합사례관리 협의회에 의뢰해 방법을 찾았다.
B군이 거주하는 관할 읍면동으로 연계해 가정위탁‧수급자 가정으로 채택할 방안을 찾아 이천시자원봉사센터에서 후원물품을 지원하는 등 자원 연계를 통해 B군의 생활을 도왔다.
또 주기적인 대면 상담을 통해 B군의 욕구를 파악해 필요물품뿐만 아니라 정서적 지지를 통해 건강한 생활도 지원하고 있다.
◇지역-학교 손잡고 다각적 지원
C양은 다문화‧한부모 가정으로 외국 국적의 모친과 생활하고 있었지만 모친과의 갈등으로 부친과 생활하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돌봄의 부재 속에 놓여 있었다.
그녀는 가정 내 방임으로 쉼터 생활을 한 적도 있으며 학습부진, 위생불결과 더불어 감정조절이 어려워 학급 내 수업을 방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천교육지원청은 Wee클래스 전문상담교사와 사례관리를 통해 C양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교육복지안전망을 통해 통합사례관리 협의회를 진행했다.
이천시가족센터, 경기도이천아동보호전문기관, 이천시지역사보장협의체, 관할 읍면동, 학교 관계자가 모여 C양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위한 방법을 모색했다.
협의회 참석 후 담임교사는 “C양이 청결한 생활을 되찾고 친구들도 생기며 대학까지 가는 상상을 할 수 있게 됐다”며 이천교육지원청에 감사한 마음을 표했다.
교육복지 담당자는 “한 번에 변화될 수는 없지만 다양한 기관에서 C양이 잘 성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돼 지역네트워크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된 사례다”고 평했다.
◇“교육복지는 성장으로 향하는 통로”
이천교육지원청 교육복지조정자는 교육복지를 ‘통로’라고 표현했다.
학생이 성장하는 통로, 학생의 건강을 위한 가정과 학교의 통로, 나아가 학생이 건강한 지역사회 시민으로 성장하는 통로라는 것이다.
조정자는 업무 시 어려운 점으로 교사들이 교육복지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점, 사례대상자의 학교 급간 이동 시 정보 연계가 안 되는 점 등을 꼽았다.
또 “교사들의 교육복지에 대한 이해도가 아직은 많지 않다는 걸 느낀다”며 “지자체에서 ‘복지’를 하는 것이지 학교에서 ‘복지’를 한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교사들을 만나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할 때가 있다”고 했다.
이어 “학교 급간 사례 대상학생을 연계하는 데도 어려움이 있다”며 “지속적인 사례관리를 통해 학생의 건강한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학교 급간 이동 시 정보 교류 및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학교 현장에는 공공재를 받지 못하거나, 받더라도 복합적인 문제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 경제적인 어려움보단 위로와 지지를 받을 수 없는 학생 등 다양한 유형의 어려움을 갖고 있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런 학생들이 조금이나마 여유를 가지고 미소를 찾을 수 있도록 성장하는 통로가 돼 지금보다 조금 더 행복한 삶을 살게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이보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