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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건설사, '기업 구매전용카드' 활용해 유동성 확보

롯데건설, 4개월 만에 1800억 원 확보
현대건설, 620억 원 1년 만기 약정 체결
"단기 자금 조달에 의존한 유동성 확보
부채 비율 악화와 자금 조달 위험성 ↑"

 

부동산 경기 악화로 운전자금 부담이 늘어나는 가운데, 롯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 건설사들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기업 구매전용카드를 남용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어 재무 악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건설은 지난 4월 롯데카드와 800억 원 규모의 구매전용카드 약정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 현대카드와 1000억 원 규모의 구매전용카드 약정을 추가로 맺었다. 단 두 달 만에 1800억 원의 자금을 확보한 셈이다. 이와 관련해 롯데건설 측은 "재무 안정성 강화를 위한 선제적인 유동성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또한 현대카드와 620억 원 규모의 1년 만기 구매전용카드 약정을 체결했다. 

 

구매전용카드는 건설사들이 당장의 현금 지출 없이 공사 현장에 필요한 자재와 물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자금 조달 방식이다. 건설사들은 카드로 구매한 물품의 결제 만기까지 여윳돈을 보전할 수 있으며, 회계상 미지급금으로 처리되기 때문에 부채 비율 악화를 우려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건설사들의 카드 남용이 심각한 부채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실제로 롯데건설의 경우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4.4% 감소한 443억 원을 기록했다. 또한 미처분공사액은 19.8% 증가했으며, 현대건설 또한 지난해 말 미처분공사는 5조 3352억 원으로 2022년 대비 1조 6000억 원 증가했으며, 공사 미수금은 1조 9854억 원에서 3조 3232억 원으로 67% 증가했다.

 

이처럼 미처분공사와 미수금 규모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건설사들이 카드 남용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것은 자칫 부채 비율 악화와 자금 조달 위험성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미청구공사 및 미수금 규모 확대는 국내외 주요 대형현장 본격 사업 진행으로 인한 자연 증가된 부분"이라며 "카드사를 통한 구매 및 유동화 관리는 지속적으로 이용해 오던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청구액 증가와 구매전용카드를 인과관계로 연결짓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 구매전용카드 대금을 이용한 유동화 방법은 건설사들 사이에선 일상적으로 활용하는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리잡았다"며 "건설사들이 자금 조달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기적인 자금 조달 방법에만 의존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재무 구조 개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오다경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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