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4세대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 가입자를 대상으로 지난 1년간의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가 달라지는 차등화제도가 적용된다. 4세대 실손보험이 사실상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는 가운데, 보험료 차등화제도가 4세대 실손보험의 점유율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다음 달 1일부터 4세대 실손보험에 대해 갱신 시 비급여 의료이용량과 연계해 보험료를 할인·할증하는 '비급여보험료 차등제'가 적용된다. 2021년 7월 이후 실손보험에 가입했거나 4세대 실손보험으로 전환한 가입자 중 비급여보장 특약 가입자가 대상이다.
보험료 차등 적용은 보험료 갱신 시점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수령한 비급여 보험액에 따라 5개 구간(1~5등급)으로 나뉘어 적용된다. 갱신보험료 안내 시기를 고려해 계약해당일이 속한 달의 3개월 전 말일부터 직전 1년간의 비급여 보험금 지급실적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할인·할증 등급은 1년간 유지되며, 1년 후에는 직전 12개월간의 비급여 보험금에 따라 매년 원점에서 재산정된다.
우선 보험금을 수령하지 않은 가입자들은 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으며, 100만 원 이하로 보험금을 수령했을 경우에는 보험료가 유지된다. 다만 비급여 진료를 받고 수령한 보험금이 100만 원 이상일 경우 보험료가 크게 오를 수 있다. 구간별로 ▲100~150만 원은 100% 할증 ▲150~300만 원은 200% 할증) ▲300만 원 이상은 300% 할증된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실손보험료 차등화제도가 출시 3년 만에 점유율 10%를 간신히 넘긴 4세대 실손보험의 가입 수요를 끌어올릴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지난해 말 기준 4세대 실손보험의 시장점유율은 10.5%로 기존 실손보험(1세대 19.1%, 2세대 45.3%, 3세대 23.1%)에 비하면 비중은 낮은 편이다. 기존 1~3세대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하지만 비급여 자기부담금이 높아 가입자들이 전환을 꺼리고 있어서다.
시간이 지날수록 보험료가 오르는 1~3세대와 달리 4세대의 보험료 인상은 제한적일 것으로 점쳐지는 데다 보험료 차등화 정책에 따라 할인도 받을 수 있어 일부 가입자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게 보험업계의 설명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신체가 건강해 병원을 잘 찾지 않는 젊은 층 및 은퇴 등으로 소득 감소를 앞둔 이들을 중심으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가장 불만을 가지는 부분 중 하나가 병원에 가지도 않았는데 보험료가 오르는 것"이라며 "(보험료 차등화제도가) 이런 부분에 대한 유인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 2세대 실손보험은 가격이 계속 오르고, 기존에 가입하셨던 분들 중에서도 소득이 없어지시는 분들도 생긴다"며 "4세대 실손보험료는 훨씬 싼 데다 할인까지 되니 1, 2세대 가입자들이 많이 전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전환 수요가 늘면서 손해율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5개 손해보험사(삼성·현대·KB·DB·메리츠)의 올해 1분기 4세대 실손보험 손해율은 134%로 1년 전(118.4%)보다 15.6%포인트(p) 급등했다. 손해율 급증의 배경으로는 도수·체외충격파 등 비급여 남용에 따른 과잉의료가 지목된다.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보험료 차등화제도를 통해 4세대로의 유입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보험금 청구가 많아질 경우 손해율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