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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뜨거운 ‘인천갯벌 세계유산등재’ 논쟁

‘세계적 갯벌 가치인정’-‘규제우려 반발’ 충돌 해법은?

  • 등록 2024.07.04 06:00:00
  • 13면

2021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 4구역을 세계자연유산 목록에 등재했다. 충청남도 서천군의 ‘서천갯벌’, 전북특별자치도 고창군의 ‘고창갯벌’, 전라남도 신안군 ‘신안갯벌’, 전라남도 보성군과 순천시의 ‘보성-순천갯벌’이다. 우리나라 갯벌은 세계적으로도 명성이 높다. 조수 간만 차가 크고 해안선이 복잡한 서해안과 남해안에 형성된 갯벌에는 많은 생명체들이 살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서·남해안 갯벌에는 다양한 형태의 생명체가 서식하고 있다.

 

흰물떼새, 큰고니 등 천연기념물과 멸종 위기 종의 서식처이며, 세계에서 가장 두꺼운 개펄의 퇴적층에서는 바지락, 동죽, 낙지, 갯지렁이, 칠게, 농게와 같은 150여종의 저서생물(benthos, 물의 밑바닥에 서식하는 생물)들이 살고 있다. 갯벌에 사는 동·식물은 육상의 오염물질 분해를 촉진시켜 정화 효과를 높인다. 이 사실을 국내 연구진이 확인했다. 지난 3월 서울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캐나다 서스캐처원 대학, 군산대 등이 참여한 산학연 공동 연구팀은 경남 마산만 봉암갯벌의 정화능력을 평가한 결과를 공개했다. 대형저서동물군과 대형식물군이 퇴적물 안팎으로 활동하고 서식하면서 오염물질 분해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나 연안 갯벌은 급격한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일부가 매립되거나 변형됐다. 이에 우리나라는 갯벌의 보전과 복원을 위해 2019년 갯벌법을 제정했다. 이런 노력은 훼손된 갯벌 생태계의 보존과 복원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전기한 것처럼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 4구역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도 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한국의 갯벌은 멸종위기 철새의 중간기착지로서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탁월하고 보편적인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제 48차 세계유산위원회(2026년 개최예정)전까지 인천 등을 포함한 한국의 주요한 갯벌을 추가 등재할 것을 권고했다. 강화·영종·옹진 등에 펼쳐 있는 인천 갯벌의 면적은 728.3㎢다. 이는 전남에 이어 국내 2번째로 큰 것이다. 이에 한국은 9개의 갯벌을 등재 신청하고, 생물다양성 보호 기능을 훼손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이제 2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인천시는 지난해 6월 ‘인천 갯벌 보전 및 이용 방안 수립용역’을 착수하는 등 세계자연유산에 인천 갯벌을 등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까지도 등재 목록에 등록할 인천 갯벌들의 구역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경기신문(1일자 인천판 1면, ‘다가오는 골든타임…발 묶인 인천 갯벌 세계자연유산 등재’)은 갯벌인근 주민들과 어업인들이 반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자연유산 등재 시 갯벌에 대한 각종 규제로 개발사업에 따른 재산권 행사나 조업활동의 지장을 우려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인천시가 지난 5월 강화군 주민 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5.7%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는 7.4%였다. 인천 갯벌이 세계유산에 등재될 경우 생태계 보호를 비롯한 관광자원 확대에 도움이 될 것이다. 따라서 주민들의 생계와 재산권을 위협하지 않는 방안을 강구하면서 해당 군·구와 계속 협의를 진행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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