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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위근의 언론 돞아보기] AI주권 확보에 관심 가져야 할 때

 

현재 디지털 기술 관련 최대 화두는 단연 생성AI다. 생성AI가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한 것은 오픈AI의 챗GPT가 본격적으로 서비스되면서부터다. 처음에는 만들어진 정보가 어색하고 불완전했다. 영화나 소설에서 보는 우울한 기계문명이 그렇게 쉽사리 전개되지 않을 것이라 안도했다. 바로 확인되는 잘못된 정보나 허위정보를 만들어내는 생성AI에 대한 조롱도 적지 않았다. 이제는 다르다. 그 사이 기술의 발전은 그야말로 기하급수적이었다. 최근 생성AI는 특정 분야에서 인간의 생산성을 훨씬 뛰어넘는다. 콘텐츠 창작의 개념과 과정마저 바꾸고 있다. 생성AI로 인해 사라질 업무와 직업이 무엇인지 꼽는 일이 많아졌다.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나라는 독특한 지위를 가진다. 한국은 글로벌 빅테크보다 자국 빅테크의 시장 지배력이 높은 몇 안 되는 국가다. 디지털 갈라파고스라고 일컬어지는 옆 나라 일본과는 달리, 글로벌 빅테크와 지속적이고 치열한 경쟁에서 이뤄낸 성과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플랫폼 및 서비스에서 자국 빅테크의 점유율이 높다. 워드프로세서 분야에서도 우리 기업은 의미 있는 이용율을 보인다. 이에 대해 글로벌 표준이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정확하게는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디지털 기술을 사용해야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논리다. 문화 관점에서 보면 어설프고 위험한 주장이다.

 

기술 자체는 당연히 중립적이다. 기술을 도입 및 활용하고 제품화하는 과정은 중립적이지 않다. 선택의 연속이다.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진다. 기술자의 편견은 말할 필요도 없다. 생성AI에 대한 최근 논란 중 눈여겨봐야 할 것은 문화 파괴자로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생성AI는 자동으로 정보나 콘텐츠를 만들어 준다. 충분한 학습이 이뤄지지 않거나 알고리즘에 문제가 있다면, 그리고 결과를 검증하는 기제나 능력이 없다면 생성AI의 ‘그럴싸함’은 각종 사회적 폐해를 낳는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해 이러한 폐해가 지속된다면, 해당 문화의 왜곡과 파괴를 가져오게 될 것이 뻔하다. 이는 유럽연합이 디지털시장법과 디지털서비스법을 통해 미국 빅테크의 지배력을 견제하고 규제하는 이유 중 하나다. 거창하게 말하자면 기술제국주의에 대한 우려 때문일 것이다.

 

다행히 최근 글로벌 빅테크의 생성AI로 인한 문화 왜곡과 파괴를 막을 수 있는 개념이 생겨났다. 바로 ‘소버린AI(Sovereign AI)’다. 이는 특정 국가 또는 지역에서 자체 데이터, 인프라, 인력 등으로 구축한 AI다. 이를 통해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미국 빅테크의 AI에 종속되지 않을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는 곧 닥칠 AI 안보 문제의 해결 방안이기도 하다. 특히 소버린AI는 언어 등을 비롯해 문화적 독립성이 강한 우리나라와 같은 국가에서 가능하다. 생성AI 발전에 감탄함과 동시에 AI주권 확보를 생각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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