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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한 끼로 전하는 따뜻함”…무료급식소 ‘제물포밥집’

편재영 장애인활동지원사·한용걸 성공회 신부
코로나19 유행한 2020년 ‘제물포밥집’ 조성
금~일요일만 문 열어…하루 100여 명 방문
대상·기준 없이 누구나 점심 식사 무료제공

 

따뜻한 점심 한 끼가 수백 명의 마음을 데우고 있다.

 

인천시사회서비스원은 부평종합재가센터 소속 편재영(62) 장애인활동지원사가 시민들에게 무료 점심을 제공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그는 금~일요일 오전 10시~오후 1시까지만 문을 여는 제물포밥집의 주인장이자 요리사다. 이곳은 가격표가 없다. 대상·기준도 없어 누구나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다.

 

제물포밥집은 2020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무료급식소가 줄어 끼니를 챙기기 어려운 사람들이 늘어나던 당시 생겼다.

 

편 활동지원사와 평소 친분이 있던 한용걸 성공회 신부가 뜻을 모았다. 지인 3~4명도 힘을 보태 9월 문을 열었다. 첫 시작은 주먹밥 500인분 나눔이었다.

 

주먹밥 나눔 초기에는 여러 번 받아 가는 사람 때문에 줄 선 인원보다 주먹밥이 빨리 사라졌다. 이를 막고자 번호표 배부 등 여러 방법을 동원하기도 했다.

 

편 활동지원사는 “번호표도 나눠주고 차라리 두 번 가져가라며 주먹밥 크기도 줄여보고 해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문득 이곳에 오는 것도, 여러 개씩 가져가는 것도 나름대로 이유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사는 사람이 있거나 며칠을 나눠서 먹을 수도 있지 않겠나”고 말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나고 제물포밥집은 식사 장소로 바뀌었다. 내부 공간은 10평 남짓, 예닐곱이 앉으면 꽉 찬다.

 

밥과 국, 간단한 반찬을 제공하는데 하루 100여 명이 찾아올 정도다.

 

후원자도 꾸준히 늘어 현재 100~120명이 매달 현금, 물품을 보내준다. 보내준 물품은 모두 감당하기 어려워 무료 장터를 열어 찾아오는 사람들과 나누기도 한다.

 

편 활동지원사가 사람을 대하는 태도는 ‘따뜻함’이다. 도와주는 대상자가 아닌 기꺼이 찾아와준 고마운 손님으로 마주한다.

 

그는 “이곳에 단지 배고프기 때문에 오는 것은 아닐 것이다. 사소한 이유라도 각자 사정이 있는 사람들이 먼 길을 나서 우리를 찾아온다”며 “우리에게 후원하는 사람들도 잊지 않는다. 우리가 대신 그들의 마음을 전하는 것이기에 봉사한다고 유세하지 말고 빈틈없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자고 늘 다짐한다”고 말했다.

 

이어 “장애인활동지원사로 일하면서 이전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노인과 장애인의 삶, 공공이 해야 하는 복지가 무엇인지 깊이 고민한다”며 “어느 곳에서든 내가 만나는 사람들이 사회 구성원으로 무사히 생활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김민지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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