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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적인 일상]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2024년 현재, 우리는 유튜브 전성시대를 살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앱으로, 심지어 카카오톡을 제쳤다. 실로 대단하다. 이러한 시대에 살고 있는 나는 유튜브가 축복이자 저주로 느껴진다. 

 

축복이라고 느끼는 이유는 과거에는 상상도 못 했던 정보와 지식을 손쉽게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방 침대에 편하게 누워 과학, 역사, 문학, 철학 등의 유명 인사의 강의나 인터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세상이다. 학문적, 인문 소양적 즐거움뿐만 아니라 오락적인 측면에서도 그렇다. TV에서만 볼 수 있었던 옛날 드라마, 오래된 예능은 물론,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신상(?) 영상들까지. 각종 분야와 국경을 뛰어넘은 영상들이 셀 수도 없이 있다. 우리는 유튜브 덕분에 유익하고 재미있는 영상을 무엇이든 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유튜브는 저주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유튜브에는 대단한 사람들이 너무 많고 그들의 콘텐츠를 너무나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유튜브가 없던 시절에도 대단한 사람들은 있었겠지만, 실제로 내 눈에 보이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눈앞에 보이는 수많은 대단한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꾸 '나'가 초라해진다. 이런 초라함을 유발하는 감각은 희한하게도 어떤 경계나 구분 없이 나를 밀고 들어온다. 필자는 연기하는 사람이지만, 꼭 연기하는 사람들로만 유발된 초라함이 아니라는 것이 이 글의 핵심이다. 요리, 패션, 여행, 교육 등 다양한 주제에서 전문가들이 만들어내는 질 좋은 영상들이 ‘나’를 초라하게 만든다.

 

이러한 초라함을 느끼는 이유는 내가 배우라는 분야에서 인정받고 싶고, 인정을 받으려면 최고, 1등이 되어야 한다는 무의식 때문인 것 같다. 유튜브를 통해 수많은 전문가와 재능 있는 사람들을 접하면서, 나를 그들과 비교하게 되고, 분야는 달라도 자신이 그들보다 뛰어나지 않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된다. 내가 어떤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저 사람들과 같이 재능 있고 훌륭한 사람들을 다 이기고 그 위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사실, 꼭 1등이어야만 하는 것은 아닌데 말이다. 사람들은 많은 부분에서 '1등'만을 기억하지 않는다. 내가 좋아하는 가수, 배우, 화가, 유튜버, 식당, 카페 등을 생각해 봐도 그들이 그 분야에서 1등이라서 좋아하는 것은 아닌 것처럼. 본인만의 매력과 장점, 능력이 있다면 충분하다.

 

무언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제한이 없는 드넓은 바다와 같다. 하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것을 좋아하면 안 되거나, 새로운 것을 좋아하기 위해 원래 좋아하던 것을 버려야 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도 인정받고 사랑받기 위해 1등이 되어야 한다고 스스로를 과하게 채찍질할 필요가 없고,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도 없다. 자꾸 남들과 비교해 잘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스스로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나'를 목표로 삼고,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지 돌아보며 스스로의 성장을 이루는 사람이 되는 걸 목표로 삼아야 한다. 

 

1등이 아니어도 괜찮다. 우리는 각자의 길에서 성장하고 발전하며, 자기만의 특별함을 발견하고 키워나가면 된다. 그것이 진정한 성공이며 행복을 찾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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