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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병두의 세상보기] 가장 모범적인 가족관계로 진화된 호모 사피엔스

 

동물행동학자들에 따르면 동물의 식생활을 통해서 그들의 짝짓기나 가족의 형태를 예측한다. 인간은 채식성이었던 유인원 선조로부터 갈라져서 진화된 후, 수백만 년을 지내오는 동안 점차 육식과 채식을 함께 먹게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인간의 치아와 손톱은 여전히 유인원과 같은 모양이어서 호랑이처럼 날카롭지 않다. 인간이 사냥에 뛰어난 것은 이와 손톱이 아니라 커다란 뇌 덕분이었다. 신체 구조는 사냥하기에 불리하지만, 우리의 선조들은 도구를 사용하고 협동 작업을 통해서 성공적인 수렵 활동을 할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 또한 식물의 뿌리나 과실을 채집하는 데도 도구를 사용하였고, 이를 위해서도 역시 커다란 뇌가 필요했다. 이처럼 식량을 구할 때도 인간은 다른 동물보다 두뇌를 훨씬 많이 활용하는 것이다.

 

침팬지도 여러 가지 방법으로 식량을 구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먹으며, 새끼 침팬지에게 그 방법을 가르친다. 침팬지는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줄 안다. 인간이 익혀야 하는 기술 그리고 그것을 가르쳐야 하는 부모의 역할은 침팬지보다 훨씬 많다. 그 결과, 부모의 책임은 매우 무거워지고 아이를 키우기 위해 모친은 물론이고 부친의 보살핌도 중요하게 되었다. 오랑우탄의 수컷은 처음에 정자를 제공하는 것을 빼고는 새끼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는다. 고릴라, 침팬지, 긴팔원숭이의 수컷은 오랑우탄보다는 새끼를 좀 많이 보호하는 편이라고 한다.

 

인간은 식량을 얻기까지는 사회 조직이 필요했다. 그 사회 안에서 한 남자는 한 여자를 임신시킨 뒤에도 태어난 아이를 돌보기 위해 그 여자와 장기간 관계를 유지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다른 동물과는 달리 아이가 살아남지 못할 확률이 높고, 아버지는 자기 유전자를 보전할 수 없게 된다. 오랑우탄이 짝짓기 후 수컷이 사라지는 사회구조는 인간에게 성립되지 않는다. 또 침팬지처럼 발정기에 있는 암컷 한 마리가 수컷 여러 마리와 짝짓기하는 방식도 인간에게는 통용되지 않는다. 인간의 부친은 유인원과는 달리 자기의 자식을 위해 헌신하고 아이 모친과 함께 살기 때문에 그 아이가 자신의 자녀라는 확신을 갖는다.

 

다 자란 오랑우탄은 혼자서 살고, 긴팔원숭이는 암컷과 수컷이 일부일처의 형태로 짝을 짓고 산다. 고릴라는 대부분 힘이 센 수컷 한 마리가 여러 마리의 암컷을 거느리며, 침팬지는 수컷 한 마리에만 속하지 않는 암컷들로 이루어져 수컷 집단과 잡혼 사회 속에서 살고 있다. 그리고 보노보는 암컷과 수컷 모두가 상대를 가리지 않고 난잡한 성관계를 갖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인간사회는 사자나 늑대처럼 많은 남성과 여성이 함께 집단을 이루고 살아간다. 하지만 사자나 늑대와 다른 점은 남자와 여자는 한 쌍씩 짝을 이루며 산다. 무리 속에 있는 사자의 수컷은 인간과는 달리 어떤 암컷과도 짝짓기한다. 따라서 누가 누구의 아버지인지 전혀 알 길이 없다. 그러나 인간은 유인원과는 다르게 독특한 인간사회를 형성하여 모범적인 가정을 꾸리고, 정성을 다해 자녀를 양육하고 교육하였다. 그렇게 했기에 호모 사피엔스는 더욱 진화하여 지구를 운용하는 실질적인 주체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하여 오늘에 이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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