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8 (일)

  • 구름많음동두천 26.7℃
  • 흐림강릉 28.4℃
  • 구름많음서울 27.5℃
  • 흐림대전 27.5℃
  • 구름조금대구 28.0℃
  • 구름많음울산 27.6℃
  • 맑음광주 27.6℃
  • 맑음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7.5℃
  • 구름많음제주 29.7℃
  • 흐림강화 27.9℃
  • 흐림보은 25.2℃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조금강진군 28.8℃
  • 구름많음경주시 27.5℃
  • 맑음거제 27.8℃
기상청 제공

동양·ABL생명 노조 "금융위, 다자보험 '먹튀' 방관…우리금융 고용승계 보장하라"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서 기자회견 개최
"금융위, 속전속결 인가로 먹튀 원인 제공"
고용관계 유지·사용자 지위 승계 등 요구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양 사 노동조합이 중국 다자보험의 매각 추진을 '먹튀'라고 비판하며 근로자들의 고용승계 등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제대로 된' 매각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사무금융노조 동양생명·ABL생명 매각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동양·ABL생명 매각대책위)는 2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매각 추진 과정에서 고객 보호 및 고용승계 등 노동권 보장을 촉구했다.

 

최근 우리금융은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동양생명·ABL생명을 함께 인수하는 내용의 비구속적 양해각서(MOU)를 체결했으며, 현재 실사 작업이 진행 중이다. 

 

현재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최대주주는 중국 다자보험으로 각각 지분 42.01%, 100%를 보유하고 있다. 동양생명의 2대 주주인 중국 안방보험(33.33%)은 중국 금융당국이 비상 경영을 위해 설립한 다자보험그룹에 흡수됐다.

 

동양·ABL생명 매각대책위는 "업계에서는 애초 중국계 자본이 동양생명과 ABL생명을 동시에 인수할 때부터 과연 경영의지가 있었는지 의구심을 가졌다"며 "그럼에도 금융위원회는 당시 속전속결로 인가를 허용하면서 현재 ‘먹튀’가 발생하는 원인을 제공했다"고 비판했다.

 

김태갑 사무금융노조 생보업종본부장은 "동양·ABL생명이 중국 자본으로 인수될 때 오늘의 사태는 이미 예견됐다. 금융위원회가 경영 의지도 없고 능력도 없는 다자보험그룹에 금융의 핵심 중의 하나인 생명보험회사를 넘긴 것 자체가 문제"라며 "다자보험그룹은 회사의 성장, 직원과 고객의 이익보다는 매각과 차익에만 관심을 가져왔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매각의 모든 과정은 투명해야 하고 노동자들의 고용과 근로 조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들은 공개돼야 하며 노동조합과 합의해야 한다"며 "부실회사를 당기순이익 2957억(동양)과 804억(ABL)을 창출하는 흑자회사로 만드는 데 기여한 노동자들에 대한 적정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양·ABL생명 매각대책위는 우리금융을 향해 ▲인수 완료 후 양 사 직원들의 고용관계 유지 ▲인수 완료 전까지 노사가 체결한 단체협약과 각종 합의서에 대한 사용자 지위 승계 ▲실사 시 각 노조 대표자 및 집행부와 면담 진행 및 사전 질의·답변 제공 ▲인수 완료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 자회사 분리, 특정 부문의 외주화 등 없이 독립적인 경영 보장 ▲인수 완료 이후 양 사 합병 시 이에 따른 인적·물적 구조개편에 대해 노조와 교섭 및 합의 등을 요구했다.

 

금융위에는 "매각과 관련해 보험시장의 혼란을 야기하거나 조합원 및 직원들의 노동 기본권과 고용보장을 침해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진건 ABL생명지부장은 "지속적인 투자, 강력한 투자, 지속가능한 성장이란 말은 대주주가 되는 인수자들이 수없이 하는 많은 약속 중 하나"라며 "알리안츠생명이 지난 1997년 제일생명을 인수할 때도, 2016년 중국 안방보험이 ABL생명을 인수할 때도 수많은 약속을 했지만, 약속을 저버리고 떠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일방적으로 노조와 조합원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사례를 수많이 봐 왔다. 이러한 희생이 또다시 반복돼서는 안 된다"며 "고용승계, 단체협약 승계, 독립경영 보장 등 우리금융이 약속하기를 기대한다. 만약 이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투쟁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선미 동양생명지부장은 "동양생명은 2010년 이후 대주주가 2번이나 바뀌는 동안 수많은 여러 위기를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안정적인 수익을 내며 알짜 회사로 성장해 왔다"며 "이는 회사를 굳건히 지켜왔고 지금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우리 직원들의 헌신 덕분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현재 우리금융지주가 동양생명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이지만, 이 과정에서 직원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다. 매각에 따른 고용불안과 근로조건 변경 등 직원들의 불안을 지우기 어렵다"고 우려했다.

 

이어 "매각이 현실화된다면 다자그룹은 직원들의 노고를 인정하고 헌신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우리금융지주는 독립경영 보장, 합병 시 노조 합의 보장, 고용 및 단체협약 승계를 제대로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