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과 아이들이 사용해야 하는 공간인데, 이건 아닌 것 같아요."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이후 한 달 만에 재개장한 화성시 모두누림센터가 유가족 지원 공간으로 일부 운영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6월 24일 발생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이후 유가족 쉼터로 사용되며 문을 닫았던 모두누림센터가 1일 재개장했다.
모두누림센터는 화성시민을 위한 다양한 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복합문화시설이다. 하지만 화재 사고 이후 유가족들의 어려움을 돕기 위해 2층 전체를 유가족 지원 공간으로 제공하면서 청소년 등 시민들의 이용이 제한됐다.
특히 8월은 방학 기간이라 학생들이 센터를 자주 찾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이용 기회를 놓쳐 아쉬움을 표하는 시민들이 많다.
40대 시민 A씨는 "센터 전 층을 둘러봤지만 유가족은 없고 공무원 몇 명만 있었다"며 "시청에 다문화가족 관련 사무실도 있는데 굳이 모두누림센터 2층 전체를 유가족 사무실로 내줄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중학생 B양은 "평소 센터에서 춤 연습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 이번 조치로 인해 기회를 잃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시는 유가족에게 숙식 지원을 8월 31일까지 한 달 더 연장하기로 했으며, 현재 2층에는 유가족을 위한 법률 지원 사무실, 시청 공무원 상주 공간, 유가족 회의실 등이 마련돼 있다. 그동안 시는 유가족 1715명에게 950개 객실을 제공하며 숙박비와 급식비로 약 1억 1000만 원을 사용했다.
이 같은 상황에 일각에서는 모두누림센터 2층 전체를 유가족에게 제공하는 것이 과도한 지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시민들은 센터 내 다른 공간을 활용하거나, 유가족 지원 기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배정수 화성시의회 의장은 "센터를 유가족의 공간으로 활용해 시민들이 불편을 겪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도 "사고 희생자들도 시의 일원이므로 마땅한 지원은 필요하다"며 난감한 입장을 보였다.
시 관계자는 "우선 유가족과 사측 간 협의를 고려해 8월 31일까지 숙식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며, 이후 지원 방안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 시청 1층에 마련된 아리셀 공장 화재 사고 희생자 분향소도 8월 31일에 맞춰 점진적으로 축소하는 등 정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유가족 지원과 시민 편의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준다"며 "시는 유가족에게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면서도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