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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떨어진 홍콩H지수에 ELS 리스크 부상…은행권 '긴장'

홍콩H지수, 亞 증시 폭락에 6000선 아래로 떨어져
현상 유지 시 1820억 손실 예상…은행권 우려↑

 

지난주 월요일 아시아 증시가 곤두박질쳤던 '블랙먼데이'의 여파로 회복세를 보였던 홍콩H지수가 폭락했다. 이에 지난 1분기 홍콩H지수 기초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로 홍역을 치른 은행권에 다시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으로 지수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손실 규모가 확대될 수 있어서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판매한 홍콩H지수 ELS 중 이달 내로 만기가 도래하는 원금은 3437억 원이다.

 

2분기 이후 홍콩H지수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7000선(5월 20일 6986.2)에 육박하면서 은행권은 ELS와 관련된 추가 손실은 없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 5일 아시아 증시가 폭락하면서 홍콩H지수 또한 장중 5700선까지 떨어졌고, 이후 소폭 회복했으나 여전히 6000선에 머무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42분 기준 홍콩H지수는 전장(6017.85)보다 5.46포인트 오른 6023.31을 기록했다. 

 

통상적으로 홍콩H지수 ELS는 만기 시 홍콩H지수가 가입시점의 65~70% 아래로 떨어질 경우 하락률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반대로 지수가 이를 웃돌면 정해진 원금과 이자를 모두 받을 수 있다. 세부 조건은 상품마다 상이하다.

 

하반기 만기가 도래하는 ELS가 손실을 보지 않는 분기점은 6500선이다. 그러나 미국의 경기침체 우려로 인해 증시 불확실성이 커졌고, 중국 제재를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등 악재가 쌓여 있어 추가 반등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은행권의 하반기 만기가 돌아오는 ELS는 총 4조 2000억 원이다. 상반기(9조 2000억 원)의 절반 수준이지만, 지수가 급격하게 하락해 손실률이 커질 경우 손실액 또한 늘어난다. 앞으로 홍콩H지수가 6000선을 유지할 경우 손실액은 약 1820억 원으로 예상된다. 만일 지수가 5700선까지 밀릴 경우 손실액은 466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늘어난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월 평균가 기준으로 하반기에 유지된다고 가정할 때 홍콩H지수 하반기 손실률은 23~28%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홍콩H지수 ELS의 손실 규모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권의 우려는 커지고 있다. 손실 배상에 따라 충당금 환입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5대 은행은 지난 1분기 연간 예상손실을 가정해 약 1조 6650억 원의 충당부채를 적립했고, 지난 2분기 홍콩H지수가 반등하자 이 중 일부를 환입하며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바 있다. 신한은행이 가장 많은 913억 원을 환입했으며, 국민은행과 하나은행도 각각 880억 원, 652억 원을 환입했다.

 

민원 또한 늘어날 전망이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을 포함한 6개 은행의 올해 상반기 분쟁조정 신청 건수는 6062건(중복 제외)이다. 지난해 상반기(461건)의 13배 이상인 데다, 연간 수치(1226건)의 5배 수준이다. 민원 중 6000건 가량이 홍콩H지수 ELS의 대규모 손실로 인한 것인 만큼, 하반기 손실 규모가 늘어날 경우 민원 또한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H지수 하락세가 계속되면 예상보다 손실이 커질 수 있어 현재 진행 중인 배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주가 흐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고현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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