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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또 발생한 후진국형 사고 부천 호텔화재

스프링클러 미설치, 제 역할 못한 에어매트..철저조사 필요

  • 등록 2024.08.26 06:00:00
  • 23면

부천시 한 호텔에서 불이 나 19명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먼저 사망자들의 안식을 빌며 유가족들에게 위로를 전한다. 부상자들의 조속한 쾌유도 기원한다. 지난 22일 오후 7시 40분 쯤 부천시 원미구 중동에 있는 9층짜리 호텔 8층 객실에서 불이 나 투숙객 등 7명이 숨졌다. 8층 객실에서 발생한 불로 건물내부는 순식간에 유독가스로 가득 찼다. 소방 당국자도 소방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건물 내부에 이미 연기가 가득 차 있었으며 창문으로 많은 연기가 분출되고 있었다고 말했다. 소방당국은 이로 인해 인해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고질적인 후진국형 대형 참사였다. 조금만 신경을 썼더라면 이 참사는 막을 수 있었다. 조사 결과 불이 나기 전 한 투숙객이 810호 객실에 들어갔다가 타는 냄새를 맡고는 호텔 측에 객실교체를 요청했다고 한다. 따라서 화재발생 당시 810호는 비어 있는 상태였다. 이때 호텔 측이 세심하게 살펴 조치했거나 소방당국의 도움을 요청했더라면 참사를 방지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불이 나자 소방 당국은 화재 접수 3분 만에 ‘대응 1단계(관할 소방서 인력 전체 출동)’를, 18분 만에 ‘대응 2단계(인접한 5∼6곳 소방서의 인력·장비 동원)’를 발령했다. 펌프차 등 차량 70여대와 소방관 등 160여명, 경찰관 90여명, 부천시 공무원 60여명이 투입됐다. 진화 작업과 투숙객 구조작업을 벌였다. 불은 2시간 47분 만인 이날 오후 10시 26분께 완전히 꺼졌지만 인명피해가 컸다.

 

피해를 키운 까닭은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호텔 측의 초기 대응이 미진했다는 것이다. 대형사고 때마다 항상 지적돼 온 안전불감증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은 화재가 발생한 호텔 객실에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는 점이다.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2017년부터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의 층마다 스프링클러 설치가 의무화됐다. 그러나 이 호텔은 2003년에 건축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었다고 한다.

 

화마에서 몸을 피해 에어매트로 뛰어 내린 2명도 목숨을 잃었다. 부천소방서 관계자는 현장 브리핑을 통해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남녀 2명이 모두 사망했음을 전했다. 하지만 이해가 되지 않는다. 소방관계자는 이날 설치한 에어매트가 10층용으로 8층에서 뛰어내려도 문제가 없게 제작됐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처음에는 에어매트가 정상적으로 펼쳐져 있었지만 이들이 모서리로 뛰어내리면서 뒤집힌 걸로 파악됐다고 해명했다.

 

다음날 화재 현장을 방문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런 의문을 갖고 있었나보다.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느냐는 질문에 경기도소방 관계자는 인원이 부족해서 에어매트를 잡아주지는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번 사고로 에어매트의 기능과 설치에 대한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앞으로 화재 원인과 스프링클러, 에어매트 등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질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의 원인으로 초기 대응 실패, 대피 경로 부족, 안전장치 미비, 그리고 건물 구조적 문제 등을 꼽고 있다. 관련 당국은 사고수습에 총력을 다하고, 유사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안전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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