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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어소] 우리가 통(通)할까?

 

얼마 전 휴가차 한국을 잠시 벗어나 해외에 머물렀다. 요즘은 통역AI기능이 워낙 잘 되어있어서 소통이 어려운 곳도 부담 없다. 그러나 사실 아무리 통역AI가 발달한 시대라도 해외에 나가보면 손짓 하나로 소통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물품을 구매하거나 음식을 주문할 때 손가락으로 가리키기만 해도 주문 의사를 표현할 수 있다. 그래서 영어를 못하시는 고령의 어머니와 함께 해외여행을 가면 소통은 나보다 어머니가 더 잘하신다.

 

고대 로마의 수사학자이자 웅변가인 쿠인틸리아누스(Marcus Fabius Quintilianus)는 “손은 입으로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말을 할 수 있다”고 하였다. 손짓의 정의를 보면 손을 놀려 어떤 사물을 가리키거나 자기의 생각을 남에게 전달하는 일, 말로 하여서는 부족한 감정이나 정황을 손을 놀려 표현하는 일이라고 되어있다. 쉽게 말해 손짓은 언어로 표현이 부족한 생각,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짓이 제2의 언어인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손으로 표현하는 일에 다소 경직되어 있다. 물론 대화에 심취하면 손짓이 잘 나오는 경우가 있지만, 대화의 처음부터 대화에 손짓을 활용하는 것은 어색하게 여긴다. 왜 그럴까? 저마다의 관점이 있겠지만, 우리의 문화가 유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흔히 서양문화권은 보디랭귀지(Body language)라고 하는 신체언어에 대해 매우 자연스럽다. 언어와 더불어 신체언어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신체적 움직임에 제한이 많았던 유교문화가 오랜 시간 뿌리내려있던 우리 문화는 이제 많이 자연스러운 소통의 문화가 형성되고 있다고 해도 경직된 부분이 많이 남아있다.

 

손짓은 좋은 소통의 도구다. 아리스토텔레스 역시 “손은 도구 중의 도구다”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니 자신의 감정과 느낌, 생각을 잘 전달할 수 있도록 손짓을 활용해보자.

 

먼저, 칭찬의 도구로 손을 활용해보자. 상대방을 칭찬할 일이 있다면 ‘엄지척’해보자는 것이다. 상대의 기분이 좋아지는 건 당연하지만 당신의 마음을 잘 전달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시각적 이미지는 잘 기억하기 때문에 칭찬을 받은 상대도 오래 그 기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둘째, 조절행위를 손짓으로 해보자. 지난 올림픽에서도 경기에 이겨 흥분한 선수에게 코치진이 진정하라는 손짓하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특히 유도같은 경기는 좋아서 너무 흥분하면 심판이 경고를 준다고 한다. 진정의 의미도 있지만 기를 살리는 손짓도 있고 대화의 흐름을 조절할 수 있다.

 

셋째, 말의 명확성을 높일 수 있다. 언어를 활용하면서 손짓으로 한 번 더 강조할 수 있다. 그러면 대화의 내용이 더욱 명료해진다.

 

인류학자 홀(E.T.Hall, 1959)은 사람은 행동의 언어, 즉 비언어에서 진짜 감정이 나타낸다고 하였다. 우리의 의사소통을 생각해 보면 상대방의 말보다 상대방의 비언어에 더 영향받을 때가 많다. 긍정의 손짓으로 상대방과의 즐거운 대화를 해보자! 파리올림픽에서 선전한 우리 선수들에게 환호를 보냈던 손짓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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