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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기도 독립기념관’은 뜻 깊은 사업

경기도내에도 대표적 항일운동 유적과 인물 차고도 넘쳐

  • 등록 2024.09.02 06:00:00
  • 13면

지난 8월15일 제79주년 광복절 경축식은 두 쪽이 났다. 광복회가 ‘뉴라이트 계열 인사’로 지목된 김형석 신임 독립기념관장 임명에 대한 항의로 경축식에 불참한 것이다. 광복회 측은 대한민국이 1948년에 건국됐다고 억지 주장하는 인사가 독립기념관장에 임명된 것은 독립기념관의 역사와 정통성에 반하는 것이라며 김 관장 임명철회를 요구했다. 김 관장은 ‘대한민국 건국이 1919년 임시정부 수립으로 시작돼 1948년 정부 수립으로 완성됐다’고 주장, ‘뉴라이트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광복회는 용산 대통령실 인근 전쟁기념관 앞에서 열린 집회에서도 김 관장 임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 자리에서 김호동 광복회 경기도지부장은 “식민지 근대화론'의 대표학자 김주성을 한국학중앙연구원 이사장으로 임명한데 이어 쌀을 수탈당한 게 아니라 수출한 것이라는 김낙년을 한국학중앙연구원장으로 임명했다. 광복절을 건국절로 배워야 한다는 망발을 한 이배용이 재작년 국가교육위원장에 임명됐고, 노근리 양민학살 사건은 불법 희생이 아니라는 김광동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장으로 임명했으며, 박근혜 정권의 국정역사교과서 편찬 심의위원 허동현을 국사편찬위원장으로 임명했다”며 이들의 임명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최근 자신의 SNS에 ‘독립운동의 역사를 부정’하고 있는 세력들을 비판했다. “일제가 전쟁에서 패망했기 때문에 독립을 얻게 됐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브리핑 및 기자회견’ 발언에 대해 ”오늘 대통령이 온 국민 앞에서 한 말이다. 제 귀를 의심했다“면서 ”광복된 지 79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독립운동 하듯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하는 현실이 참담할 따름“이라고 한탄했다. 김 지사는 이에 앞서 열린 도정열린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역사관으르 걱정했다. 김 지사는 "해방과 광복이 순국선열이나 독립투사의 노력이라기보다는 연합군 승리로 인한 것이라는 표현을 보면서 (대통령의) 역사관에 대해 대단히 우려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8월 29일 이종찬 광복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 회장은 적극 찬동한다면서 광복회 안에 위원회를 만들어 입지 선정 등을 경기도와 함께 논의하는 등 적극 힘을 보태겠다고 화답했다. 동석한 광복회 임원들도 천안의 독립기념관은 수도권과 멀기 때문에 수도권에 독립기념관이 만들어진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환영했다고 한다.

 

김 지사는 ‘나라도 역사도 거꾸로 가고 있지만, 경기도는 제대로 가겠다’면서 무장투쟁·독립 열사 외에도 예술·언론·교육 등의 분야에서 그동안 조명되지 않았던 다양한 독립운동과 유공자를 찾아내 선양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김 지사의 경기도 독립기념관 건립 추진 발언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다. 경기도엔 수많은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가 있고 독립투사들이 활동한 독립운동의 성지이기 때문에 마땅히 독립기념관이 세워져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도의 만세시위는 전국 어느 지역보다도 격렬했고 이에 따라 많은 희생자가 나왔다. 국사편찬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는 시위 건수 367회, 참여 인원 17만~20만 명으로 전국에서 제일 많았다. 사망자 수도 최대 130여명이나 됐다. 화성시에서는 전국에서 가장 격렬한 3·1만세운동이 일어났다. 향남·팔탄 뿐만 아니라 송산·서신·우정·장안·동탄 등 전 지역으로 확산됐다. 시위군중들은 면사무소, 경찰관주재소 등을 공격했으며 시위과정에서 일본인 순사가 타살되기도 했다. 제암리(29명 희생)·고주리(6명 희생) 학살사건은 이에 대한 일제의 보복이었고 치열한 이 지역의 만세 시위가 더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

 

경기도내 대표적인 항일운동 유적은 화성 제암리·고주리 학살현장(사적 299호)을 비롯, 양주 소요산에서 김연성이 이끄는 의병이 일본군을 격퇴한 김연성 의병 전투지, 일제의 무단 침략에 항거해 자결한 조병세·최익현·민영환 선생을 추모하는 공간인 가평 현등사 삼충단, 광주 신익희 선생 생가(경기도기념물 134호), 평택 안재홍 선생 생가(경기도기념물 135호) 등도 있다. 이밖에도 수원의 임면수 선생을 비롯한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애국지사들의 흔적이 있다.

 

경기도독립기념관이 건립돼야할 명분은 차고도 넘친다. 천안에 독립기념관이 있다고 한들 어떠랴. 경기도에 한곳 더 있다고 해서 나쁠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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