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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앞에서] 더 쉬운 뉴스

 

타게스샤우(Tagesschau)는 독일의 공영방송 ARD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이다. 탸게스샤우는 올해부터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Tagesschau in Einfacher Sprache)라는 방송뉴스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타게스샤우의 웹사이트에 가면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를 소개하는 글이 있다. 소개하는글도 하단에 더 쉬운 말로 다시 쓰여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학습을 어려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독일어를 많이 말하지 않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듣기를 잘 못합니다. 이 새로운 방송은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더 쉬운 말로 하는 타게스샤우’는 1-2일 간격으로 1개 정도의 영상이 올라온다. 분량은 7분 정도 다. 뉴스 개수는 3~4꼭지 정도다. 제목은 짧다. “최저임금: 더 많은 돈에 대한 논의”, “아시아의 태풍”, “패럴림픽: 대단한 폐막식”. 내용도 짧다. 짧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주 기초적인 단어의 뜻까지 설명한다. 기후변화에 관한 보도는 ‘기후’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오랜 기간 동안 날씨가 어떻게 나타나는지를 가리켜 사람들은 ‘기후’라고 합니다” 시청자의 어휘력과 청해력이 A2에서 B1 레벨 수준이라고, 기초적인 용어도 모를 수 있다고 가정한다. ‘기후’라는 단어의 뜻조차 모르는 사람을 위한 뉴스까지 있어야 하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타게스샤우의 믿음이다.

 

우리의 방송들도 비슷한 뉴스 포맷을 시도하면 좋겠다. 우리 사회의 구성원들 모두가 6-3-3-4의 교육 시스템을 거치지 않았다. 외국인, 외국국적동포, 귀화자, 난민의 숫자는 점차 늘어나고 있다. ‘기후’라는 단어를 모르거나, 그 단어가 우리말로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많다. 그들도 대한민국이다.

 

온라인에서는 가끔 ‘상식 논쟁’이 벌어진다. ‘영국이 섬나라’라는 것은 상식인가? ‘울릉도의 위치’는 상식인가? 네티즌들이야 상식과 비상식을 구분하고, 비상식을 조롱하거나 훈계하고, 거기서 끝내도 괜찮다. 그러나 방송이라면, “더 쉬운 말로 하는 방송뉴스”를 만들어야 한다. ‘울릉도는 동해에 있습니다.’ ‘영국은 유럽에 있는 섬나라입니다.’ 이런 것까지 알려 줄 수 있는 뉴스가 있어야 한다.

 

방송은 상대적으로 소수이거나 이익추구의 실현에 불리한 집단이나 계층의 이익을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방송법 제6조 제5항). 방송은 사회교육기능을 신장하고, 유익한 생활정보를 확산·보급하여야 한다(방송법 제6조 제6항). 방송은 표준말의 보급에 이바지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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