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2.22 (일)

  • 맑음동두천 -6.0℃
  • 맑음강릉 -0.4℃
  • 맑음서울 -4.2℃
  • 구름많음대전 -2.1℃
  • 맑음대구 -0.7℃
  • 맑음울산 -0.5℃
  • 광주 1.0℃
  • 맑음부산 1.0℃
  • 흐림고창 1.1℃
  • 제주 5.7℃
  • 맑음강화 -4.4℃
  • 맑음보은 -3.1℃
  • 맑음금산 -2.3℃
  • 흐림강진군 2.8℃
  • 맑음경주시 -0.6℃
  • 맑음거제 1.6℃
기상청 제공

빛과 결의 예술…제32회 예맥회전 ‘빛과 보리의 만남’

1991년부터 시작된 예맥회전…전국 순회하며 맥간공예 알려
이상수 원장 작 '용봉호귀', 우윤숙 예맥회 회장 작 '코스모스여인Ⅱ' 등 대표
10월 30일까지 안양 엘몽끄 카페

 

‘빛과 결의 예술’. 맥간공예를 일컫는 말이다. 보리 줄기(맥간,麥稈)를 이용해 모자이크 기법과 목칠공예 기법을 합친 맥간공예는 백송(白松)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이 창시한 예술장르다. 일상에서 흔히 나오는 보리 줄기를 도안에 따라 붙이고 각도를 조절하면 빛에 따라 결이 생긴다. 보리 줄기의 수수함과 빛을 받아 반짝이는 화려함은 액자, 보석함, 병풍, 가구 등으로 용도가 확장됐다.

 

안양 엘몽끄 카페에서 제32회 예맥회전 ‘빛과 보리의 만남’이 열리고 있다. 예맥회는 1991년 이상수 원장을 중심으로 5명의 맥간공예 전수자들이 만든 모임이다. 매해 서울, 수원, 천안, 청주 등에서 전시를 열며 맥간공예를 알린지 33년이 됐다. 지난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중 1년간 모임이 중단돼 예맥회전은 32회를 맞았다. 이번 전시엔 31명의 회원 작품 31점을 전시한다.

 

맥간공예를 창시한 이상수 원장은 어렸을 적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술 공부를 하며 진로를 찾았다. 경북 청도 동문사에서 기거하던 중 우연히 보리밭에 쌓여있는 보리 줄기를 보고 맥간공예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었다. 이후 무수한 연구 끝에 보리 줄기를 잘라 각도에 따라 붙여 특허를 받고 공예로서의 예술 장르를 탄생시켰다.

 

맥간공예 작품은 도안에 따라 보리 줄기를 잘라 붙이고 칠을 하는 과정으로 완성된다. 살아있는 듯한 호랑이의 기운, 역동적인 용의 움직임, 섬세하게 굽은 사람의 손끝 등을 표현하는 도안 작업이 가장 노력이 많이 드는 작업이다. 도안이 완성되면 계산에 따라 보리 줄기를 잘라 붙인다. 보이는 각도에 따라 색을 달리해 작품을 완성하는 것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그 위에 7~8회 칠을 해 광택을 낸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품 31점이 전시된다. 각자의 개성에 맞게 용과 호랑이, 여인, 꽃, 잉어, 돌고래, 백합, 동물, 대나무 등을 표현한 길상벽사를 전시한다. 좋은 기운을 받아들이고 나쁜 기운을 물리친다는 우리나라 전통 문양을 기본적인 테마로 회원 전체가 1년 동안 얻은 성과를 공유하며 갈고 닦은 실력을 뽐낸다.

 

이상수 원장의 작품 ‘사신도 용봉호귀(龍鳳虎龜)’는 용, 호랑이, 주작, 현무가 그려진 작품이다. 고구려 벽화에서부터 관찰된 사신도를 모티브로 동서남북을 지키며 좋은 기운을 전한다. 예기치 못한 어려운 일 속에서 힘과 용기, 위로를 얻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으며 구름, 파도, 꽃, 대나무와 함께 사신이 상서로운 기운을 전한다.

 

 

우윤숙 예맥회 회장의 작품 ‘코스모스여인Ⅱ’는 코스모스와 여성의 부드러운 곡선을 강조한 작품이다. 작가가 가장 좋아하는 꽃인 코스모스와 함께 여름에서 가을로 가는 길목에서 시원한 가을을 기다리는 소녀를 표현했다. 질서와 조화를 뜻하는 코스모스의 꽃말처럼 청명한 가을의 바람을 담았다.

 

 

이은지 예맥회 안양지회장의 작품 ‘연화공주’는 연꽃을 닮은 공주의 수려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작품이다. 이상수 원장의 아이디어로 그려진 그림을 도안으로 그려 작품을 완성했다. 동물, 식물, 사람 중 최고는 ‘사람’이라는 지회장의 의견도 반영됐다. 표현하기 어려운 눈매나 코끝, 손끝에 노력을 많이 기울여 섬세한 작품이 완성됐다.

 

앞으로 예맥회는 11월 예맥회 창립 기념일 기념 워크숍으로 결과 발표를 하고, 12월 국제한국문화미술대전을 준비할 계획이다. 또 광명과 시흥, 의왕으로 활동 영역을 넓혀 맥간공예를 더욱 알릴 예정이다.

 

우윤숙 예맥회 회장은 “예맥회는 사람 나이로 치면 30을 조금 넘겼다"며 "30세는 이립(而立)이라고 하는데,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 나이처럼 굳건하게 서서 맥간공예를 더욱 알리고자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수 맥간공예연구원장은 “30여 년이 넘는 세월 동안 맥간공예의 대중화를 위해 전시를 지속해 온다는 것은 한 사람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회원간의 끈끈한 우애와 협력으로 더욱 노력해 아름다운 공예를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32회 예맥회전은 10월 30일까지 계속된다.

 

[ 경기신문 = 고륜형 기자 ]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