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위가 기승을 부렸던 올해 여름, 기후 변화의 여파가 해수낚시터에도 영향을 미쳤다.
올해 6월~8월까지 전국 평균기온은 25.6도(평년 23.7도)로 1973년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고수온 특보도 71일(지난 7월 24일~10월 2일) 동안이나 이어졌다. 2017년 이후 최장기간이다.
해가 갈수록 해수 온도가 높아지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보니 더위를 견디지 못하고 폐사한 물고기가 많아지면서 해수낚시터에는 국내산 양식 어류의 수급이 어려워 졌다.
실제 지난 8월 말 통영·거제시, 고성·남해군 등 경남 4개 시군 319개 어가에서 우럭, 볼락, 숭어, 말쥐치, 고등어, 참돔, 농어, 쥐치류, 넙치, 강도다리 등 10개 어종 1710만 1000만 마리가 폐사했다.
같은 달 충남 서해 천수만 양식장에서는 우럭 16만 마리가 폐사하기도 했다.
남·서해 양식장의 어류를 가져오지 못한 옹진군 해수낚시터 업체들은 이번 여름 피해가 컸다.
옹진군 영흥면 해수낚시터 A업체 관계자는 “올 여름 고수온 현상으로 어류 수급이 예전보다 안 좋아져 주변 낚시업체 몇몇도 임시 휴장했었다”며 “양식장에서도 물고기들이 폐사할 정도였다. 규모가 작은 해수낚시터는 바다보다 수온이 더 빨리 올라 물고기 관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양식장 어류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해수낚시터 업체들은 외국 어류를 수입하기도 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다.
관세, 사료값 인상, 국제 정세 불안에 의한 물가 상승 등이 맞물리면서 수입 어류의 단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수입 비율이 30%가 넘어 업체들에게는 부담이 된다.
최근 여가 활동, 온라인에서의 정보 공유 활성화 등으로 해수낚시터를 찾는 방문객들이 늘고 있다.
해양수산부에서 발표한 제2차 낚시 진흥 기본계획에 따르면, 낚시 인구는 2010년 국내 652만 명에서 2018년 850만 명으로 늘었다. 올해는 1012만 명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인천 해수낚시터 13곳 중 4곳의 낚시터가 있는 옹진군의 경우 지난해 해수낚시터 이용객수가 10만 1318명에 달했고, 연간 91억 32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옹진군에게 해수낚시터는 지역 경제의 중요 소득원 중 하나인 셈이다.
해수낚시터 어류 수급 안정화를 위해 옹진군의회가 나섰다.
한국수산정책연구소는 옹진군의회의 의뢰에 따라 ‘육상 낚시터용 해수어류 수급안정화를 위한 양식시설 확보 방안 연구’를 진행한 결과, 달라진 환경에 맞춰 양식 어종을 다변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연구소 관계자는 “해수낚시터 어류 수급을 안정화하기 위해 수입대체 어종으로 동갈동돔, 무점매가리, 붉통돔, 능성어 등으로 양식을 확대해야 한다”며 “이런 아열대성 어종으로의 확대는 신활력 사업으로 평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옹진군에 있는 영흥화력발전소의 온배수를 활용해 겨울철에도 양식할 수 있는 방안 또한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인천 = 유지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