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게임 축제 지스타가 올해 개최 20주년을 맞는다. 지스타 사무국은 올해 풍성한 행사를 예고하고, 국제적 위상을 갖춘 글로벌 최고 게임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지스타 전야제격으로 매해 열리는 대한민국 게임대상 역시 업계의 주요 이슈로 꼽힌다. 이번 기획에서는 지스타의 지난 자취를 살피고 지스타의 현재와 미래를 조망한다. -편집자 주
지스타 2024 개최를 약 보름 앞두고 지스타의 전야제로 불리는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후보작이 발표되면서 행사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올해의 게임대상 본상 후보 9개 중 강력한 후보로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등이 거론된다. 세 타이틀 각각 타 후보작과 구별되는 분명한 차별점을 갖추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의 게임대상의 영광이 어디로 향할지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고의 게임을 가리는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시상식이 오는 11월 13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게임대상은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게임산업협회 주관, 스포츠조선과 전자신문이 공동후원하는 국내 최고 권위의 게임 시상식이다.
총 13개 부문 16개 분야에서 시상이 진행되며, 대상에게 대통령상과 함께 1500만 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선정된 9개의 후보작은 10월 28일부터 11월 4일까지 온라인 투표를, 시상식 하루 전인 11월 12일 최종 심사를 거쳐 최고의 게임이 선정된다. 작품성, 창작성, 대중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며 본상과 인기게임 후보에 오른 게임에 투표를 진행할 수 있다. 온라인 투표는 본상에 20%, 인기게임상에는 80%가 반영된다.
◆2024 게임 트렌드 반영된 게임대상
지금까지 게임대상은 한 해 동안의 한국 게임 트렌드를 엿볼 수 있는 이정표 역할을 해왔다. 올해는 특히 한국 게임 역사상 큰 변곡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2024 게임대상을 어떤 게임 타이틀이 받게될지가 업계 최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한국 게임은 모바일 위주에서 콘솔을 포함한 크로스플랫폼으로, 내수 위주에서 글로벌향으로 전환하려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한국 게임사들은 콘솔 신작을 좀처럼 개발하지 않는 경향을 보여왔지만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해 콘솔 시장에 발을 내딛는 새로운 도전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네오위즈의 'P의거짓'이 콘솔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는 선례를 남긴 뒤, 올해도 콘솔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 지원 플랫폼이 늘면서 이용자들의 게임 접근성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다양한 게임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장르적으로도 다각화되는 추세다. MMORPG 위주의 게임 신작 기상도에서 벗어나 루트슈터(RPG+FPS),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추리 어드벤처 등 다채로운 장르물이 이용자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뿐만 아니라 웹툰·영화 등 다양한 IP를 원천으로 완성도 높은 게임을 만들어 낸 사례가 늘었고, 개발과정에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장르가 다변화하면서 문화 콘텐츠로서 게임의 위상이 높아졌을 뿐 아니라, 전 세계 이용자들을 폭 넓게 아우르는 보편성도 갖추게 됐다"며 "고도화 된 최신 기술을 활용한 게임 개발은 양질의 게임을 더욱 많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발판이 됐다"고 의견을 밝혔다.
◆대상 유력 후보 3인방 각축전
이번 게임대상 후보인 넷마블, 넥슨, 시프트업은 각각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수상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넷마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넥슨 '퍼스트 디센던트',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세 작품 모두 일정 수준 이상의 성과를 내서다.
먼저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로 9년 만에 대한민국 게임대상에 도전한다. 지난 2015년 '레이븐 with Naver'로 대상을 수상한 것이 마지막이다. 이후 출시했던 작품들은 최우수 혹은 우수에 그쳤다. 2016년 스톤에이지(최우수) 2017년 리니지2 레볼루션(최우수) 2018년 나이츠크로니클(우수) 2019년 쿵야 캐치마인드(우수), 2020년 A3: 스틸얼라이브(우수) 2022년 머지 쿵야 아일랜드(우수) 등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글로벌 누적 조회수 143억 뷰를 돌파한 웹툰 원작 ‘나 혼자만 레벨업’ IP(지식재산권)을 기반으로 한 액션 RPG다. 출시 5개월 만에 글로벌 누적 5000만 이용자를 넘겼고 2분기 회사 전체 매출 20% 이상을 책임진 히트작이다. 웹툰 원작을 게임으로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작품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많은 이용자들이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를 플레이했다는 측면에서 높은 대중성 점수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OSMU(One Source Multi Use, 하나의 콘텐츠에서 파생되는 상품)를 잘 활용한 사례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넥슨은 4년만에 게임대상에 도전한다. 2016년 HIT, 2020년 V4로 게임대상을 수상한 이후, 지난해 데이브 더 다이버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두 작품 모두 신규 IP로 성공을 거둔 만큼, 이번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는 평이 나온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국내에서 생소한 루트슈터 장르를 채택했음에도 흥행에 성공했다. 루트슈터란 아이템을 파밍(Root)하면서 슈팅(Shooting)을 즐기는 것으로, FPS에 RPG적 요소가 추가됐다. 북미·유럽에서는 두터운 마니아층이 형성될 정도로 인기 있는 장르로 꼽힌다.
퍼스트 디센던트는 지난 7월 출시 이후 최고 동시 접속자수 26만 명을 기록,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새로운 IP 기반이라는 점, 국내에서 많이 시도되지 않던 장르를 개척한 점 등이 작품성과 창작성 점수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루트슈터가 생소한 한국에서 퍼스트 디센던트는 괄목할만한 흥행 성과를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캐릭터별 특유의 액션 등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소가 잘 녹아있다"고 평했다.
시프트업의 '스텔라 블레이드' 역시 창립 이래 최초 게임대상 수상을 기대하고 있다. 시프트업은 원화가 김형태 대표가 세운 신생 게임사로, 미소녀풍의 서브컬처 게임 제작에 강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22년 출시한 서브컬처 '승리의 여신: 니케'는 2023 게임대상에서 우수상을 받았다.
스텔라 블레이드는 시프트업의 개발 저력을 보여주는 게임 타이틀로 꼽힌다. 시프트업 특유의 아름다운 그림체와 배경 등이 흥행 요소로 작용했다는 평이다. 글로벌 콘솔 시장을 겨냥한 작품으로, 한국·일본·미국 등 60여 개국 PS(플레이스테이션) 스토어 사전 예약 1위를 기록했다. 글로벌 게임 평점 사이트인 '메타크리틱'에서 유저 평점 9.2점을 기록했고, 100만 장이 넘게 팔렸다. 신규 IP, 콘솔 플랫폼 채택 등의 이유로 창작성과 대중성 항목에서 좋은 점수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니케 출시 당시 강력한 글로벌 흥행으로 게임대상 다크호스로 떠올랐던 전적이 있는 만큼, 이번 스텔라 블레이드도 좋은 성적을 기대해볼 만 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2024 대한민국 게임대상 본상 후보로 총 9개 작이 이름을 올렸다. 이 중에서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이 결정된다. 후보작은 다음과 같다(가나다순).
▲그라나도 에스파다M(한빛소프트)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넷마블네오) ▲로드나인(엔엑스쓰리게임즈) ▲스텔라 블레이드(시프트업) ▲언커버 더 스모킹 건(렐루게임즈) ▲창세기전 모바일: 아수라 프로젝트(미어캣게임즈) ▲쿠키런: 모험의탑(오븐게임즈) ▲트릭컬 리바이브(에피드게임즈) ▲퍼스트 디센던트(넥슨게임즈)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