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8 (월)

  • 맑음동두천 10.9℃
  • 구름많음강릉 16.0℃
  • 맑음서울 14.0℃
  • 맑음대전 13.2℃
  • 맑음대구 13.6℃
  • 구름많음울산 17.4℃
  • 맑음광주 14.1℃
  • 맑음부산 19.2℃
  • 맑음고창 11.3℃
  • 맑음제주 19.9℃
  • 맑음강화 12.4℃
  • 맑음보은 11.3℃
  • 구름조금금산 7.5℃
  • 맑음강진군 15.9℃
  • 구름조금경주시 14.7℃
  • 맑음거제 17.0℃
기상청 제공

[사설] 경기형 과학고 어디로 가야할까?

道교육청, 주민들의 상반된 반응 잘 살펴 현명하게 대처해야

  • 등록 2024.11.18 06:00:00
  • 13면

경기도교육청의 ‘경기형 과학고’ 유치를 위한 도내 각 지방정부들의 경쟁이 뜨겁다. 도교육청의 설명에 따르면 경기형 과학고란 학교와 교육지원청, 지방정부, 지역기관이 협력해 지역별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지역 특화형 과학고등학교라고 한다. 도교육청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는 곳이 경기도임에도 불구, 경기북과학고등학교(의정부시 소재) 한 곳만 있어 학생들이 진로 선택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기 때문에 지역 특색을 살린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지역특화형 과학고를 설립해야 한다고 밝힌다.

 

지난 9월 경기형 과학고 신규지정 공모 계획이 발표되자 많은 지방정부들이 관심을 가지고 공모에 응했다. 1단계 예비지정 공모 신청서 접수 결과 총 12개 지역에서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한다.

 

화성시의 경우 첨단 과학기술을 토대로 서해안 K-미래차 벨리,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K-바이오 벨트가 자리한 대한민국 신산업의 중심지로서 과학고가 설립되면 학생들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사고를 함양할 수 있게 지원하고, 지역 산업과 밀접하게 연계된 과학 교육 모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고양시는 고양 우주항공 과학고를 설립을, 광명시는 AI·모빌리티산업과 탄소중립 친환경 기술의 교육과정 연계, 수도권 20분 연결 시대를 앞둔 뛰어난 접근성 등을 꼽았다. 구리시는 토평 2지구 개발이 완료되면 지·산·학 완전체가 구성될 수 있는 최적의 입지임을, 김포시는 현재 추진 중인 김포한강2콤팩트시티의 직주 근접성과 주거 편의성이 우수하고 네트워크도 용이함을 내세우고 있다.

 

시흥시는 은계지구에 과학고를 위한 땅을 이미 확보했다며 유리한 여건을 내세우고 있고, 이천시는 과학고 유치가 지역 교육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꼭 선정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용인시의 경우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취임 직후부터 과학고 유치 의사를 밝힌 후 관련 기관과 협력체계를 구축, 과학고 유치를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해 왔다. 평택시도 경기남부의 대표 산업도시임을 내세우며 과학고를 유치에 적극 나섰다.

 

부천시는 현 부천고등학교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과학고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현 분당중앙고를, 안산시는 성포고를 과학고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경쟁에 뛰어들었다. 1단계 예비 지정 결과는 11월 말 발표되는데 공정한 심사를 거쳐 선정하기를 바란다.

 

하지만 경기도형 과학고에 대한 반발도 만만치 않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와 경기지역 교육·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특권교육저지 경기공동대책위원회(이하 경기 공대위)는 지난 9월 12일 성명을 통해 반대의사를 밝혔다. “도교육청이 구상하는 ‘경기형 과학고’는 지자체 자체 재원 등으로 설립해 운영하는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과학고 부지와 설립에 필요한 예산, 운영비 등을 지자체가 부담해야 한다는 얘기다. 지방정부의 재정 지원 규모를 심사 기준으로 내세워 ‘부자 동네’가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도내 지역 간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다. 경기공대위는 지난달 28일에도 경기도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고 설립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대위의 우려를 무시할 수 없는 것이 우리나라의 교육 현실이다. 경기형 과학고가 지방정부에 설립·운영예산을 떠넘기고 있어, 결국 일반고 학생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지원은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이 터무니없는 것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과학고 확대는 결국 일반고 죽이기로 귀결될 것"이란 지적을 교육당국과 지방정부들은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 “과학고 설립계획이 발표되면서 학원가에 초등 과학고 진학반이 생기는 등 사교육비가 폭증하고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과학고 설립 계획은 신중해야 한다.

 

그럼에도 과학고 유치를 희망하는 도민들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유치 신청서를 낸 지방정부들도 적극 나서고 있다. 도교육청은 이런 도민들의 상반된 반응을 잘 살펴 현명하게 대처하기를 바란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