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한의 삶을 영위하기조차 어려운 저소득층에게 '자활'(自活)은 어렵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 등 정보도 모를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뜻한 돌봄특례시를 지향하는 수원시는 체계적이고 폭넓게 지원하는 자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립 의지를 가진 대상자를 위해 따뜻한 손길을 내밀고 디딤대를 만들어 진정한 자립을 돕는 시의 자활사업 성과를 확인해 본다.
◇ 친환경부터 따뜻한 도시락까지…자활이 잘한다!
수원kt위즈파크를 방문하거나 수원시연화장에 조문할 일이 있어 방문해 보면 컵과 그릇을 다회용기로 사용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시청 등 공공기관과 시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 및 행사에서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일이 흔해졌다. 이는 다회용기 순환을 담당하는 '라라워시'가 있어서다.
라라워시는 사용한 용기를 회수 후 세척하고 포장해 다시 사용처로 배달하는 모든 과정을 자활사업 참여자들이 수행하는 자활사업단이다.
이들은 지난 2022년 봄부터 운영을 시작, 총 186명에게 안정적인 일자리를 공급하며 참여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했다.
뿐만 아니라 연간 1만 톤(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두며 지난해 말 시 탄소중립 우수시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1위를 수상할 정도로 성공적인 운영을 인정받았다.
'수원외가'도 특색있는 사업 영역을 구축해 성공적으로 운영되는 시 자활사업단이다. 지난 2022년 1인 가구나 맞벌이 가구에 도움이 되는 자활사업 아이디어를 찾아 사업단이 운영을 시작한 반찬 전문점이다.
매일 12명의 자활사업 참여자가 따뜻한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고, 정성스레 담아낸다. 특히 올해 초부터는 수원새빛돌봄의 식사배달서비스 도시락 공급처로 시 복지사업의 든든한 동반자 역할까지 해내고 있다.
◇시 자활사업 발전의 중심, 지역자활센터
시 자활사업은 라라워시와 수원외가 외에도 다양한 사업 영역에서 복지와 일자리가 혼합된 '자활'과 '자립'을 빚어내고 있다. 수급자·차상위 등 저소득층의 근로 의지를 고취하고 일자리 제공과 교육을 통해 사회 경험 및 안정적 소득 창출 기회 제공을 목적으로 두고 있다.
지난 2000년 8월 개소해 시에서 가장 처음 문을 연 수원지역자활센터는 25년차 베테랑 센터다. 간병, 청소 등의 자활근로사업단으로 사업을 시작해 올해는 총 13개 사업단에서 210명의 참여자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우만지역자활센터는 2001년 7월부터 출발해 현재 14개 사업단에서 210명이 일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 특히 청년자활 분야에서 특화된 사업 영역을 구축했다.
청년 참여자들이 카페 운영 노하우를 습득해 창업을 통해 꿈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카페사업단 등을 운영하는데 대학교 인근에서 동아리 모임 대상 마케팅 등을 통해 매출을 확대하는 카페게이트 수원경희대점이 대표적이다.
희망자활지역센터는 13개 사업단을 운영하며 170명의 자활을 돕는다. 편의점 운영, 병원 간병서비스, 카드배송, 입주청소, 부품조립 등 다양한 사업은 물론 새로운 자활사업 유형을 만들고 확대하는 노력도 기울인다.
부양곡배송사업단의 경우 수급자들에게 저렴히 지원하는 정부양곡할인지원의 배송을 전담하며 수원지역 이웃들의 먹거리 수급을 책임지고 있다.
◇평범한 삶으로 향하는 터닝포인트
시 지역자활센터가 운영하는 사업단 중 일부는 참여자의 창업으로 이어져 성공적인 자활 사례를 만들기도 한다. 탈수급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달성한 참여자 이야기는 자활사업을 통해 짓는 희망을 전한다.
지역자활센터의 지원을 받는 자활근로사업단에서 출발해 독자적인 기업체로 성장한 자활기업은 현재 11곳이 운영 중이다. 자활기업들은 모두 160명의 직원을 고용해 탈수급자들의 생계 기반을 만들고 있다.
그 예로 간병을 서비스를 제공하는 ㈜행복나눔은 지난 2008년 자활기업으로 독립한 이래 17년째 성공적으로 영업을 이어가며 직원 규모가 60명까지 성장했다.
시 자활사업을 통한 탈수급 사례는 참여자들이 빈곤의 굴레를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수급자였던 A씨의 경우 자활사업 참여자로 지난 2020년 청년자립도전사업단에 배정받았다.
그는 심리상담 등의 지원을 함께 받으며 동료 참여자들과 함께 관심이 있던 굿즈 제작, 홍보에 참여해 관련 자격증도 취득했다. 공모전 참가 등 경력을 쌓고 경제적 자립까지 성공한 A씨는 3년 뒤 자활기업에 자활기업전문가로 취업할 수 있었다.
자활사업 매출액의 일정 비율을 참여자에게 지급하는 자활성과금은 참여자들의 근로의욕을 고취하는 인센티브 역할을 한다. 근무 성실도에 따라 차등 지급해 성실하게 일하면 더 많은 자립성과금을 받는 구조로, 연간 최대 12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지난 1년간 관내 3곳 지역자활센터에서는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한 약 6억 4000만 원의 자립성과금이 적립돼 일을 할수록 소득이 올라가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었다.
◇수원시 자활사업, '웃자-활짝!'
시는 자활사업 규모를 키우고, 보다 확고한 체계를 만들고, 활성화를 위한 노력을 더 해 자활사업의 성공적인 운영을 지원했다.
우선 시의 적극적인 건의로 국가 지원 자활사업 예산은 전년 107억 원 수준에서 138억 원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이에 근로 의욕이 있는 수급자가 자활사업 참여 신청 후 대기하는 기간도 평균 10개월에서 2개월로 줄었다.
또 지난 7월 16일 ‘수원시 자활사업 지원 조례’를 제정해 자활사업 지원을 의무화했다. 자활사업의 발전과 지역사회복지 증진에 기여하도록 만들어진 조례는 시장이 자활지원을 위한 시책을 수립하고 추진하도록 명시하면서 명확한 근거를 갖추게 됐다.
시 자활사업의 민·관 거버넌스를 확대할 '수원시자활기관협의체'도 지난 9월 말 출범했다. 지역자활센터와 직업안정기관 등 자활사업 유관 기관이 참여하는 협의체는 효율적인 자활사업 추진을 위해 힘을 모을 예정이다.
이밖에 시는 지난 14일 ‘2024년 자활사업 성과보고대회’를 열고, 자활근로 참여자·자활센터 종사자·자활기업 관계자 등이 소통·화합하는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이후 자활사업단, 자활기업이 생산한 물품의 우수성을 알리는 박람회를 주기적으로 개최하는 등 인식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자활사업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을 위해 시가 자활기금 사업을 대폭 늘리고, 인건비 확보 노력을 기울여 효과를 거뒀다"며 "주저하지 않고 어려움을 극복하고 있는 자활근로사업 참여자 분들께 감사하며 노력과 용기에 보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