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30일 GTX(Great Train eXpress: 수도권광역급행철도) A노선 가운데 수서~동탄 구간(34.9km)이 개통됐다. 6월 말엔 구성역이 운영되기 시작했으며, 다음 달엔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이 이어진다. GTX-A 노선은 총연장 83.1㎞로 운정에서 서울 삼성역을 거쳐 화성 동탄까지 총 82.1km 구간(11개 역)을 잇는 노선이다. 운정중앙역∼삼성역은 민자 구간, 삼성역∼동탄역은 재정(정부예산) 구간이다. 재정사업과 민자사업으로 별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GTX는 기존 지하철보다 빠르다. 최고 속도가 시속 180km로 일반 철도 보다 2배 이상 빠르고 역 개수도 최소한으로 줄였다.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면서 동탄에서 수서까지 19분 만에 이동할 수 있다. 출근시간대에는 평균 17분 간격으로 운행되기 때문에 이 지역으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과 학생들의 이동편의가 크게 좋아졌다. GTX는 특히 수도권 2기 신도시 주민들의 환영을 받고 있다.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보다 서울에서 더 먼 지역에 조성된 화성 동탄과 파주 운정 주민들을 위해 GTX 최초 노선인 A선을 이곳으로 정한 이유가 이 때문이다.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자 화성시는 시민 교통편의가 향상되는 것은 물론 기업유치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정명근 시장은 “첨단기업들의 첫 번째 애로사항은 인재확보”라면서 “우수한 인재들이 접근성의 한계로 인해 화성에 있는 기업들에 오기 힘들었던 현실에 혁명적인 변화가 생겨 기업유치에도 GTX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개통이 임박한 GTX-A 운정~서울역 구간에 대한 경기 북부 주민들의 기대치도 한껏 높아지고 있다. 경기북부에서 서울 중심부로 빠른 시간 내에 이동할 수 있다. 킨텍스에서 서울역까지 16분, 강남까지 20분 내로 이동할 수 있다. 접근성이 대폭 개선되는 것이다.
그런데 파주시 운정과 화성시 동탄을 잇는 GTX-A노선 개통까지는 넘어야 할 험한 산이 생겼다. 이 노선의 중심이 될 삼성역 환승센터가 문제다. 이걸 해결하지 못하면 GTX-A 노선은 반쪽짜리 신세를 면치 못한다. 이와 관련, 경기신문은 두 구간이 만나는 삼성역 구간(1km)의 경우, 서울시의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설계 장기화와 사업규모 변경 등의 사유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19일자 1면, 빠른 출퇴근 ‘4년 기다림’에 도민들 분통) 기사에 따르면 국토부는 오는 2026년 삼성역을 무정차 통과하고, 2027년에는 지하철 삼성역을 이용해 환승 임시 개통 후 2028년 완전 개통할 계획이라고 한다. 화성, 용인, 성남, 파주, 고양 지역 주민들이 4년을 더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순운영이익 감소(영업손실금) 보전을 나랏돈으로 채워야 한다는 점이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삼성역 구간을 제외한 운정∼서울역 구간과 수서∼동탄 구간에 대해 운영을 개시하는 민자사업자인 SG레일에게 삼성역 구간이 개통될 때까지 영업 손실금을 지속적으로 부담해야 한다. ‘GTX-A 실시협약’에 따른 것이다.
이에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보고서 부대의견에 “국토부는 GTX-A 삼성역 개통 지연에 따른 향후 손실보상 규모에 관한 민자사업자와의 법적 분쟁, 지연이자 지급, 정산시점에서의 급격한 재정부담 등의 문제”를 우려하면서 보완 대책 및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라고 명시했다.
현재 GTX-A노선 추진 상황을 생각하면 아무리 일러도 2027년 말까지 정부가 민자사업자에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 예결특위 수석전문위원의 말처럼 국토부가 실시협약 체결 당시부터 수천억 원에 이르는 영업 손실을 민자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는 방안 외에 재정지원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을 충분히 마련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사업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서울시에 대한 구상권 청구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