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학생부터 입시 위주 교육을 벗어나고자 하는 학생까지 각각의 이유로 '대안교육'을 찾는 학생들이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에 맞는 대안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학업중단 예방 집중지원학교와 대안교육 위탁교육기관, 대안교육기관을 운영 및 지원하고 있다. 경기신문은 교육 사각지대에 있는 학생들을 지원하는 도교육청의 대안교육을 살펴본다. [편집자 주]
샘물교육선교회에 속한 샘물중고등학교는 지난 2009년 설립된 기독교 대안교육기관이다. 분당에서 시작돼 현재는 용인에 캠퍼스를 둔 '도심형 대안학교'라고 설명할 수 있다.
샘물중고등학교는 통학형 학교로 공교육의 치열한 입시 경쟁이 아닌 영적이고 인성적인 성장에 중점을 두고 공동체 성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교육과정은 국가교육과정의 기본 교과뿐만 아니라 영성, 인성, 실력의 균형과 통합을 위한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 활동과 체험 프로그램으로 운영된다.
학생들은 스스로 세계관과 정체성을 확립하고 봉사하며 고유의 재능을 개발하며 선한 '청지기'이자 신실한 일꾼으로 자라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 학생주도성 키우는 교육으로 만드는 교육공동체
샘물중고등학교는 국가교육과정을 기초로 하고 지역사회의 상황과 학교 고유 교육철학에 근거한 교육과정을 직접 디자인 해 운영하고 있다.
샘물중고등학교의 봄 컨퍼런스는 새 학년의 시작을 맞아 새로운 다짐과 공동체 정신을 강화하기 위한 집중적인 교내 및 교외 활동으로 진행된다.
샘물중고등학교는 학년별 목표를 이루기 위한 주제중심 교과통합 수업으로 각 학년에게 제시된 주제에 따라 정규 프로젝트 수업을 실시하는 융합수업을 실시하고 있기도 하다.
중학교 1학년에서 고등학교 2학년까지 모든 학생과 교사가 함께 국토의 구석구석을 4박 5일 동안 80여Km를 걸으며 협력하고 성찰하는 국터순례도 특색있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교육 주체인 가정이 성장해야 학생이 성장할 수 있다는 철학으로 1년 동안 학부모가 참여하는 교육 활동도 진행한다. 학부모가 일정한 학점을 이수해야 자녀도 진급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 밖에 중학생을 대상으로 겨울에 진행되는 미국 WCA캠프(3주), 고1 학생들이 네팔, 일본, 태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하는 비전트립(1~2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모든 여행 계획을 학생들이 짜고 진행하는 산티아고 순례(2~3주) 등 다양한 해외 문화 체험 활동도 운영되고 있다.
이같은 과정에서 학생들은 무엇이든 자신이 만들어가는 주도성을 키워가고 타인에 대한 경청과 존중, 협력과 성취감도 경험한다. 샘물중고등학교는 이를 통해 학교 문화를 형성하고 배움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 독창적 교육과정 '융합교육'…학생 성장 이끌다
샘물학교의 융합수업은 독창적인 교육과정이다. 중학교에서는 바라봄, 고등학교에서는 살아냄을 중점으로 삼고 자기주도성, 공동체성, 창조성을 강조하고 있다. 앎과 삶의 조화를 위해 역량 중심 융합교육과정을 자체 개발한 것이다.
2015년 중학교 2학년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작된 융합수업은 코로나를 거치면서 다른 학년으로 확장돼 융합 교육과정의 체계를 이루게 됐다.
융합수업은 중학교 초반에는 창의성을 중시해 노작과 예술 중심으로 운영되고, 중학교 3학년을 기점으로 세계관과 문해력을 강조하면서 인문과 철학의 영역으로 넘어간다. 고등학교의 진로와 문제해결 영역으로 연결되기도 한다.
중학교 1학년은 노작 중심 메이커융합, 2학년은 예술교과가 통합된 예술융합, 3학년은 온책읽기와 독서활동으로 구성된 독서융합을 교육받는다. 고등학교 1학년은 공동창작기반의 진로융합에 참여하고, 2학년은 문제탐색과 해결을 위한 프로젝트융합에서 실행연구를 진행한다.
샘물중고등학교의 이같은 융합수업은 가치를 인정받아 청소년을 위한 인성수업의 모델로 수차례 소개됐으며 올해 초에는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의 지원을 받아 청소년의 창작극이 제작됐다.
중학교 3학년을 위한 독서융합수업과 고등학교 1학년을 위한 진로융합수업은 최근 교육부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주최하는 교육·활동 프로그램의 우수사례로 소개되기도 했다.
융합수업에 참여한 샘물중학교 3학년의 한 학생은 "성장과정에서 겪었던 친구와의 갈등이나 학업적 어려움, 듣기 싫었던 선생님의 잔소리가 결국 내 삶의 잡초를 제거하는 과정이라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샘물고등학교 1학년 학생도 "종종 나와 다른 생각을 하거나 행동하는 친구가 이해되지 않고 잘못됐다고 생각할 때가 있었다"며 "융합수업을 통해 친구들 한 명 한 명이 가진 고유성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성장한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친구들이 가진 성향과 행동을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이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 대안교육이란…"교육의 '원안'을 찾아가는 교육"
샘물중고등학교의 유승민 교사는 대안교육을 '교육의 원안을 찾아가는 교육'이라고 표현한다. 대안교육은 입시 위주의 주입식 교육이 아닌 진정한 교육의 목적을 향한 교육공동체 열정의 집합체이기 때문이다.
유 교사는 이같은 대안교육에도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바로 대안교육을 바라보는 사회의 시선이다. 대안교육을 '학교 부적응 학생들이 모인 곳', '교육 전문성이 떨어지는 곳'으로 바라보는 잘못된 시각이 여전히 존재한다.
그는 "독창적이고 우수한 대안교육이 공교육의 대척점에 있는 교육이 아닌 함께 가는 동반자라는 인식 변화가 있어야 대한민국 교육이 성장할 수 있다"며 "이같은 인식 개선에 유관기관의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 교사는 "대안교육의 혁신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라며 "각 학교의 수업 설계, 진행 노하우와 교사 참여 시스템을 공유해 대안학교 교육과정을 넓히는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 교육의 구성원인 교사와 학생, 학부모 모두가 인격적이고 통합적인 교육을 지향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분절된 교과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를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지 알고, 타인의 필요와 목소리에 공감하고, 세상의 문제에 직면할 수 있는 학생을 기르는 데 집중해야 한다"며 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끝으로 "수업을 향한 아이들의 기대감은 교사를 춤추게 하는 최고의 동기"라며 "반짝이는 눈으로 수업에 참여하는 아이들을 보면 배움 그 이상의 교감이 생기고 있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이 기사는 경기도교육청 협찬으로 진행함.
[ 경기신문 = 박민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