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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10년 되도 마을회 주민 될 수 없다. 황당 주장한 이장

 

마을 주민도 될 수 없다는 이장, 자격 논란의 본질은 무엇인가?

 

"10년이 지나도 당신은 이 마을 주민이 될 수 없습니다."

 

최근 고촌읍의 한 마을 이장에서 나온 이 한 마디가 지역 사회에 커다란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이는 단순한 발언이 아니라, 마을 공동체의 기본 가치와 운영 방식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과연 누구를 위한 공동체이냐는 물음은 이장 선출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과거 다른 지역에서 이주해 온 한 주민이 이장의 자격 여부를 두고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장이 "외지에서 온 사람은 10년이 지나도 진정한 주민으로 인정받기 어렵다"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발언은 마을 주민들에게 깊은 충격을 주었고, 외지인과 원주민 간 갈등을 부각하는 계기가 됐다.

 

공동체란 결국 다양한 구성원이 서로 어우러져 만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이장은 오히려 외부인을 배제하는 태도를 보여주었고, 이는 주민의 권리와 의무를 무시한 발언으로, 공동체 운영의 기본 원칙을 흔드는 행위라고 볼 수 있다.

 

이장의 자격에 대한 논란은 비단 고촌읍 어느 마을 뿐만이 아니다. 마을의 행정적 리더인 이장은 주민들의 신뢰와 지지를 바탕으로 임명되는 자리다. 그러나 이번 사건에서 드러난 것은, 이장과 개발위원 등 공동체의 대표가 아닌 개인적 견해와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발언을 한 이장은 얼마 전 시 공유재산을 불법 임대해 그 수익금을 소위 말 잘 듣는 주민들과 나눠 가져 대다수 주민의 의견과는 동떨어진 행동을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다.

 

그런데도 이번 대동회에서 또다시 이장직에 선출됐다. 해당 마을은 105세대가 등록돼 있지만, 사실상 회원으로 인정한 세대는 30여 가구에 불과해 일부 주민들은 이러한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번 사건 이후 많은 주민이 분노를 표출하고 있다. "우리가 선택한 이장이 나고 자란 우리를 배제하려 하는가"라며 대동회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심지어 외지에서 이주해 5년, 10년, 30년, 이마을에 거주해도 몇몇 특정인들과 갈등의 계기로 표면화되고 있다.

 

이 마을은 공항 소음 피해지역으로 해마다 지원되는 예산이 많으므로, 이장은 지역의 결속을 유지하기 위해 외부인에 대한 일정한 기준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이 지나치게 배타적으로 적용된다면, 공동체의 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 사건은 단순히 이 마을의 논란을 넘어, 김포지역 사회가 직면한 공동체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장은 마을을 이끄는 리더일 뿐 아니라, 다양한 주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화합을 이끌어야 할 책임으로 배제와 차별을 앞세운 지도력은 더 용납될 수 없다.

 

마을은 변하고 있다. 도농복합 김포지역은 외부 인구 유입과 함께 새로운 활력을 맞이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마을 공동체가 지속 가능하게 하려면, '누가 진정한 주민인가'를 따지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다양한 주민이 공존하고 협력할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이번 사태는 고촌읍뿐만 아니라 김포 지역 공동체가 풀어야 할 숙제다. 10년이 지나도 주민으로 인정받지 못한다는 말은, 결국 미래를 준비하지 못하는 마을을 만든다는 뜻이다. 이제는 열린 마음으로 마을의 문을 두드리는 이들을 받아들이고, 함께 나아가는 길을 모색할 때다.

 

[ 경기신문 = 천용남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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