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이 살아가는 공간의 미래를 그려내는 도시계획은 도시 경쟁력을 좌우한다.
변화하는 현실과 시대상을 반영해 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고 효과적인 전략을 수립하도록 안내하는 지침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향후 20여 년간 수원시의 발전 방향과 틀을 담아낸 '2040 수원 도시기본계획' 역시 마찬가지다. 시가 시민의 내일을 더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그려낸 청사진을 확인해 본다.
◇시민과 함께 만든 기초단위 최상위 도시계획
미래 시는 6개 성장축을 중심으로 자족성을 갖춘 스마트시티로 발전해 128만 시민들이 특성화된 생활권에서 포용적으로 삶을 영위하는 도시가 될 전망이다.
오는 12일부터 공개되는 2040 수원도시기본계획은 이를 실현하는 마스터플랜이다. 최대 규모 기초지자체인 시가 도시계획 전문가인 이재준 수원시장의 지휘 아래 4년 만에 탄생시킨 기본계획은 20년 뒤 시의 발전상을 담았다.
지속가능한 도시 관리를 위한 최상위 공간 계획인 2040 기본계획이 표방하는 미래상은 '시대적 변화를 포용하는 품격 높은 스마트시티 수원'이다.
시는 균형발전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을 일구고, 삶의 질을 향상하는 행복을 만들고, 친환경 스마트도시로 나아갈 미래를 준비한다는 3대 목표를 정했다. 미래상과 목표는 시민의 제언으로 구체화했다.
시의 2040년 목표인구는 128만 명이다. 통계청의 장래추계인구는 2040년 119만 명으로 소폭 감소하는 추세지만 계획적인 도시개발사업과 정비사업 등 추진으로 사회적 증가분을 고려해 설정됐다.
앞서 시는 20년 뒤 미래를 그려내기 위해 지난 2021년부터 기본계획 수립을 시작했다. 도시정책과 함께 환경, 복지, 문화관광 등 발전 방향을 담아내고자 주민과 전문가, 의회 등의 의견 청취를 거쳤다.
2040 수원도시기본계획은 도시계획 분야에서 거버넌스를 구현해 의미가 크다. 10년을 주기로 수립되는데 이전보다 다양하고 구체적인 방식으로 시민의 의견을 담아냈기 때문이다.
도시계획의 거버넌스를 이끈 것은 시민계획단이다. 시의 미래상에 대한 의견 수렴에서 나아가 지역 내 주요 현안을 풀어가는 대안을 마련하는 데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보탰다.
◇'공간구조-생활권', 도시발전 균형과 효율 연결
2040 기본계획의 주요 변화는 도시를 구성하는 공간구조와 시민 삶이 무대인 생활권 계획을 일치시켰다는 점이다.
1개 도심과 5개 부도심으로 공간구조를 설정하고 이를 6개 중생활권과 연계해 도시 전체 균형을 맞추고 효율성을 높이도록 구상한 것이 특징이다.
먼저 공간구조는 시 전체가 균형적으로 발전하도록 유도하는 기본 틀 역할을 한다. 핵심적인 성장 주축은 수원역~시청~수원화성이 모인 도심에서 동서 방향으로 뻗어가도록 설정했다.
또 도심을 둘러싼 형태로 영통·망포, 광교, 당수·호매실, 장안, 평동·세류 등 5개 부도심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미래형 성장을 촉진하도록 계획했다.
생활권의 경우 지리적 기반인 행정구역에 따라 일체감을 높였다. 수원화성-화성생활권, 장안-북수원생활권, 당수·호매실-서수원생활권, 평동·세류-남수원생활권, 영통·망포-영통생활권, 광교-광교생활권 등이 연결됐다.
문화관광을 핵심으로 성장할 화성생활권, 복합문화도시를 지향하는 북수원생활권, 친환경스마트도시를 모토로 첨단기업이 유치될 서수원생활권 등 6개 권역으로 나눠진 생활권은 각자의 여건을 반영하는 발전 방향을 수립했다.
◇자족성 높이는 '첨단과학혁신도시' 기반 마련
시는 미래 자족성을 높이는 데 주안점을 두고 토지 이용과 경제·산업계획 등을 포괄하는 2040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주거개발을 염두에 둔 이전 계획들과 달리 2040 기본계획은 시의 자족성을 시작점이자 완성점으로 삼았다. 이는 이 시장이 민선 8기 시작 후 지속적으로 제시해 온 경제특례시 구상과 긴밀하게 연결된다.
자족성 확보를 위한 핵심은 환상형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 구축이다. 클러스터들에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에너지 등 미래형 산업분야를 선도하는 기업과 연구시설을 유치해 첨단과학연구도시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환상형 클러스터는 2040 기본계획이 설정한 도시구조 및 생활권과 비슷하게 형성된다. 도시구조의 부도심들을 연결하면 환상형 클러스터와 유사한 모양이 된다.
장안에는 북수원테크노밸리, 당수·호매실에는 R&D사이언스파크와 탑동이노베이션밸리, 평동·세류에는 델타플렉스와 스마트폴리스, 영통·망포에는 매탄·원천 공업지역 리노베이션, 광교에는 광교테크노밸리와 우만바이오밸리 구축을 목표로 하기 때문이다.
한정된 토지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유연한 도시개발을 꾀하는 방향도 자족성을 높이는 계획에 포함된다. 수원역세권은 업무와 상업, 관광, 문화, 주거가 복합적으로 결합된 개발을 추진하고 중심지로 기능하도록 한다.
관내 대학의 유휴 부지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산학연 협력 발전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는 계획도 담겼다. 대학 캠퍼스 내에 청년 및 벤처 기업을 유치해 인재들이 시에 둥지를 틀고 자족하는 기회가 많아질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혁신적인 교통체계와 스마트 도시기반 마련, 쾌적하고 안전한 주거환경 조성, 시민 중심의 공원과 녹지환경 네트워크 구축 등의 구상이 시 자족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시계획을 고도화했다.
이 시장은 "2040 수원도시기본계획은 침체한 시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공간구조 변화의 핵심 구상을 모두 담았다"며 "미래 시의 자족성을 확보해 시가 경기남부 거점도시로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온 힘을 쏟을 것"이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장진 기자 ]